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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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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어 1월19일부터 열리기 시작했던 모스크바의 국제소비재박람회에 삼성은 1백6평방m의 전시장을 열고 20여명의 인원을 투입, 상품 소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대략 이와 같은 삼성의 모스크바 입성기는 다른 국내기업들에도 그 시기나 과정이 거의 비슷하게 적용된다.
올 1월의 모스크바 소비재박람회에서 만난 윤병국 효성물산 프랑크푸르트 지사 차장은 자신이 소련에 입국한 것은 지난해 12월이 처음이었으나 소련인과의 첫 접촉은 85년 11월이라고 기억했다. 『85년 11월 쾰른의 신발전시회에 참가했을 때 소련과 바터교역을 하고있던 핀란드 회사가 소련인 두 명을 소개해 어느 정도 상담을 진행시켰으나 그때는 텔텍스 교신도 서로 갈 안되고 하여 성사되지는 않았다. 지난해부터 우리도 소련의 전시회 주관기구인 엑스포센트르(EXPOCENTR) 와 직접 접촉을 시도, 비교적 수월하게 입국이 가능했고 이번 전시회에서도 아직 성사는 불투명하지만 자동차 배터리 합작공장, 광학렌즈의 원석판매, 습도측정기 판매 등의 상담을 받았다.』
같은 박람회장에서 삼익악기의 전시장을 지키고 있던 김웅일 계장은 이번 박람회 참가가 당장 물건을 팔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소련 악기시장이 어떠한 상황인지를 살피고 특히 우크라이나 공화국 쪽에서 원목수출을 하는 엑스포르틀레스(EXPORTLES)와 원목가공과 기타생산을 위한 합작공장 건설 건을 상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소련의 FTO들과 상탐을 진행중인 국내기업들의 예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당장 이렇다할 성과가 하나둘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올 1월 모스크바의 호텔에서, 박람회장에서, 또는 소빈센트르에서 수집할 수 있었던 다음과 같은 말들을 우리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FTO 사람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사고 싶다든가, 팔고 싶다든가 하는 의사만 강하지 가격을 별로 의식하고 있지 않아 애를 먹을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다이아몬드를 한국에 수출하고 싶다는 사람이 왔는데 가격을 물어보니 한 3개월 뒤에나 알겠다는 대답이었다.』(백승선 삼성물산 시강개척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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