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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중국에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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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글로벌 이동통신 회사들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매년 가입자가 6000만 명이나 늘어나는 등 시장 규모가 어머 어마한데다 성장 잠재력도 높기 때문이다. 이런 중국 진출 흐름에 SK텔레콤도 몸을 실었다. 이 회사는 21일 중국 이동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의 전환사채(CB)를 10억 달러(9617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과 창샤오빙(常小兵) 차이나유니콤 회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의 차이나유니콤 본사에서 인수 계약서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이번에 인수한 CB를 발행일부터 1년 이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이를 전액 주식으로 바꿨을 때 차이나유니콤 지분 6.6%를 갖게 된다.

◆ 중국으로, 중국으로=왜 글로벌 통신기업들이 중국으로 몰릴까.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많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중국 이동통신 가입자는 전체 인구(13억 명)의 30%인 3억9300만 명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이동통신 가입자가 2009년까지 모두 6억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들은 큰 돈을 벌기 위해 중국에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은 여러 방면에서 중국 이통사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영국의 보다폰은 중국 최대 이통사인 차이나 모바일의 지분을 3.27% 소유하고 있다. 스페인의 텔레포니카는 지난해 도시형 이동통신(PHS) 서비스를 하는 차이나네트콤의 지분을 5% 확보했다. 프랑스텔레콤은 차이나네트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의 NTT 도코모는 최근 중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제휴를 성사시키기 위해 다른 글로벌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서진우 SK텔레콤 신규사업 부문장은 "차이나유니콤이 우리 회사의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방식) 운영 노하우를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밝혔다.

◆ 위험 요인도 많다=중국 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정부의 규제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중국 내 유.무선 통신업체는 모두 정부가 소유하고 있다. 지분 투자 절차도 까다롭고 통신 정책에 따라 시장 환경이 바뀔 위험이 있다. SK텔레콤이 CB를 인수한 것도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1년 후 CB를 주식으로 바꿀지 아니면 현금으로 상환할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 서성원 상무는 "중국 정부가 아직 3세대 휴대전화 사업자를 결정하지 않은 점도 위험 요인으로 감안했다"고 말했다. 중국 이동통신업체들의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차이나유니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로 SK텔레콤(19%)보다 낮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CDMA사업이 아직 제대로 돈벌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 차이나유니콤은=1994년 설립된 중국 2위의 이동통신사업자다. 가입자 1억3000만 명으로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33.6%. 유럽형이동전화방식(GSM)과 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CDMA)을 함께 서비스한다. 홍콩과 뉴욕 거래소에 상장됐고 지난해 매출은 10조4458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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