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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전 개발에 총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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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중국이 아프리카의 에너지와 자원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핵심은 핵 발전 연료인 우라늄과 원유, 그리고 희귀 자원이다.

17일부터 여드레 일정으로 아프리카 7개국 순방에 나선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1일 다섯 번째 순방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찾아 타보 음베키 대통령과 '평화적 핵기술 교류 협정'에 서명했다. <본지 6월 12일자 23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최대 교역국인 남아공은 주요 우라늄 생산국이다. 대단위 핵 발전소 건설 계획을 추진 중인 중국은 양질의 우라늄 확보가 절실하다. 원 총리는 4월 초 호주를 방문했을 때도 협정을 맺고,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장기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 남아공 우라늄 확보하며 핵기술 협력=남아공 광물에너지부의 첼리소 마큐벨라 핵에너지국 국장은 21일 파이낸셜 타임스(FT)에 "중국은 앞으로 남아공에서 생산되는 우라늄 광석의 주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큐벨라 국장은 "이번에 양국이 맺은 협정은 핵 에너지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양국 모두에 프랑스가 설계한 핵 발전소가 있는 데다 양국이 건설 중인 핵 반응로가 유사한 기종이기 때문에 핵 발전소 운용 경험의 공유, 인력 교류 등을 통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음베키 대통령이 강력한 '남남 협력(개도국 간의 상호 협조)' 옹호자이기 때문에 중국과 손잡는 데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그러나 늘어나는 남아공의 대중 무역적자와 섬유 분야에서의 대중 경쟁력 약화가 양국 협력 확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아프리카 각국에 지원 강화=이에 앞서 원 총리는 18일 두 번째 순방국인 가나에서 통신시설 건설비 660만 달러의 융자를 약속했다. 6000만 달러 규모의 댐 건설을 지원하는 문제도 계속 협의키로 했다. 대신 금과 원목의 우선 공급 약속을 이끌어냈다. 산유국인 콩고의 수도 브라자빌에선 2000만 달러의 사회간접자원 건설비 지원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많은 양의 석유를 수입하는 앙골라에선 지난해 약속한 '내전 폐허 복구용 차관' 20억 달러를 30억 달러로 늘려줬다.

◆ 중, 아프리카의 3위 교역국으로=지난해 중국과 아프리카 간 무역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397억 달러로 집계됐다. 2001년의 네 배 규모다. 이로써 중국은 영국을 제치고 미국.프랑스에 이어 아프리카의 제3위 교역상대국으로 떠올랐다. 현재 800여 개의 중국 기업들이 아프리카 전역에서 900여 개의 합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0년에는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도 출범했다.

이에 따라 중국 고위층의 아프리카 방문이 부쩍 늘었다. 3월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에 이어 4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모로코.나이지리아.케냐를 방문하는 등 최근 6개월간 중국 고위층이 아프리카 15개국을 찾았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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