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맨' 권오준 8승 콧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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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선두 삼성의 최다승 투수는 누군가. 1선발 배영수(4승)도, 2선발이자 팀 내 평균자책점 1위 하리칼라(6승)도 아니다. 그렇다고 나머지 선발투수 브라운(4승), 임동규(3승)도 아니다. 불펜진의 핵 권오준(26.사진)이다. 권오준은 8승으로 문동환(한화)과 함께 다승 2위에 올라있다.

해병대 현역 복무로 다져진 두둑한 배짱, 사이드암 투수로는 몇 손가락에 꼽히는 힘 있는 직구, 오른쪽 타자 무릎 쪽으로 가라앉는 싱커와 체인지업으로 무장한 권오준은 동점이나 앞선 상황에서 7회쯤 마운드에 올라 구원승을 챙겨가는 밉지 않은 승리 도둑이다. 권오준은 21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3-3 동점을 이룬 7회 초 마운드에 올라 구원승을 챙겼다. 권오준이 마운드에 오르자 타선은 곧바로 힘을 냈다. 삼성은 7회 말 선두 박한이의 2루타와 양준혁의 볼넷 등으로 만든 1사 1, 3루에서 진갑용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계속된 2사 1, 3루에서 더블스틸로 1점을 보태 5-3으로 앞서며 권오준에게 승리투수 자격을 안겨줬다.

권오준은 이날 1과 3분의1이닝동안 네 타자를 상대로 삼진 3개를 잡아내며 가볍게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권오준은 승률(8승 무패)에서도 1위를 기록 중이며 본래 임무인 홀드에서도 13개로 1위에 올라 있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8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역시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시즌 23세이브째를 기록했다. 삼성은 이날 5-3으로 이겨 전날 패배를 설욕했고, 롯데는 지난 13일부터 이어오던 연승행진을 '6'에서 멈췄다.

광주에서는 5위 KIA가 두산을 4-3으로 꺾고 역시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KIA는 2-3으로 뒤지던 6회 말 김상훈이 2타점 역전 2루타를 터뜨려 승부를 뒤집었다. 두산은 선발 금민철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2-0의 리드를 잡은 3회부터 김명제를 투입했으나 준비가 덜 된 듯 곧바로 동점을 허용해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두산은 이날 패배로 경기가 없었던 한화에 3위를 내주고 4위로 내려앉았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던 수원(현대-SK), 잠실(LG-한화)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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