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야놀자] 펀드 만기에 대한 오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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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펀드 투자자들이 흔히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펀드의 만기입니다. 일반적인 펀드는 만기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왜 다들 만기가 있다고 생각할까요. 그건 '환매 수수료' 부과 기간 때문입니다. 환매 수수료란 일정 기간 안에 투자금을 다시 찾으면(환매)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입니다. 많게는 지금까지 번 돈의 70%에 달합니다. 환매 수수료 부과 기간을 두는 것은 투자자들이 너무 자주 돈을 넣고 빼서 안정적인 펀드 운용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꼭 돈을 찾아야 하는 만기는 아닙니다. 환매 수수료는 운용사나 판매사에 가는 게 아니라 해당 펀드에 남아 있는 투자자들에게 되돌려 줍니다. 투자자금의 일부가 중도에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입을 수 있는 손실을 보전해 주는 것이지요.

그러나 적립식 펀드는 1, 3년 등 만기가 있습니다. 적립식 펀드의 만기는 가장 최근에 불입한 투자자금에 환매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예컨대 환매 수수료 부과기간이 90일이라면 1년 뒤 돈을 찾을 때 원칙에 따라 만기 90일 이내에 넣은 돈에 대해 환매수수료가 부과됩니다. 그래서 판매사들은 적립식 투자자에 한해 환매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별도의 계약(저축약관)을 맺고 있습니다. 이때 정한 만기는 '환매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기한'인 셈입니다.

그러나 적립식 펀드 만기 전에 돈을 찾을 때는 이같은 혜택이 사라져 환매 수수료를 물어야 합니다. 모든 불입금에 대해 환매 수수료를 물 필요는 없고 환매 수수료 부과기간에 불입한 돈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내면 됩니다.

환매 수수료와 관련해 또 하나 알아둬야 할 것이 있습니다. 대다수 펀드의 환매 수수료가 '이익금의 00%'로 돼 있기 때문에 손해를 보고 있으면 언제든지 수수료 부담 없이 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일부 펀드는 손익 여부와 관계없이 '출금액의 00%' 또는 '1000좌당 00원' 등으로 환매수수료를 받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 www.funddoc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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