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살이 충실하면 사회적응은 거저 먹기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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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자신이 아름다운 꽃이 되기보다 이웃에 향기로운 꽃을 피우도록 노력하라」는 사임당의 말씀을 늘가슴에 새겨놨지만 제가 그분 이름으로 상을 받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대한주부클럽연합회가 신사임당 탄신일인 17일을 기해 뽑은 「올해의 사임당」(21회) 김광신여 사(56·인천YWCA회장) 의 소감이다. 『「네몸이 건장하면 가족말고도 한팔에 세명씩은 걸머져야한다」는 어느 선배의 말을 삶의 신조로 삼아왔어요.』 김여사는 어머니와 아내, 며느리로서의 소임을 훌륭히 해내고 불우한 이웃을 보살피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심사위원회의 평을 받았다. 27년동안 시부모를 모시고 8남매(조카4남매 포함)를 「남부럽지않게」키운 김여사는 의사인 남편 전의철씨(인천세광병원원장)와 함께 지난 30년동안 지체부자유자, 직업재활원·보육원·교도소·기지촌들을 다니면서 의료봉사와 교육·취업알선을 꾸준히 해왔다.
『시집살이에 성공하면 사회생활은 거저 먹기지요. 모나게 누구를 미워하고 작은 일로 가슴 끓는 일도 없게 됩니다.』 한달에 쌀2가마씩을 먹는 대식구의 가정을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는 김여사는 시집와서부터 겪은 시어머니와의 삶을 『우리 어머니』라는 책으로 엮어 80회 생신에 올린 글재주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미 어머니글짓기대회와 백일장에서 최고상등을 수상했으며 리번 플라워·박공예등의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숙명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인천여중·대전호수돈여고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김여사는 사임당탄생 4백85주년을 맞아 『벅차고 두려운 마음으로 그분의 얼을 기리고 싶다』고 했다.
김여사는 17일 오후2시30분 경복궁 근정전에서 사임당 추대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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