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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 3척 동원 … 10년 만에 최대 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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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기 속에서 미군의 정기 군사훈련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에 참가한 미 해군 소속 에이브러햄 링컨.키티 호크.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과 B-2폭격기(스텔스)를 포함한 공군의 전투기 편대가 18일 대형을 지어 이동하고 있다. 태평양의 괌 인근 해상에서 19~23일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최근 10년간 태평양에서 실시된 군사훈련 중 최대 규모다. [괌 AP=연합뉴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대포동 2호를 시험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19일부터 태평양의 괌 인근 해상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에 들어갔다.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라는 이름의 이 군사훈련은 북한 미사일과는 관계없이 이미 예정돼 있던 것이다.

23일까지 이어질 훈련에는 2만20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하고 로널드 레이건.에이브러햄 링컨.키티 호크호 등 항공모함 3척, 전함 30척, 군용기 280대 등이 동원된다. 중국은 사상 최초로 미국의 초청을 받아 10명의 참관단을 파견했다. 미군이 태평양의 군사훈련에 3척의 항공모함을 동원한 것은 지난 10여 년간 처음 있는 일이라고 괌에서 발행되는 퍼시픽 데일리 뉴스가 19일 보도했다.

괌은 미군 재배치 구상의 핵심 지역이다. 미 신속대응군의 태평양 허브다. 최신형 폭격기가 이곳에 배치돼 있고, 3척의 핵추진 잠수함도 이 주변에서 활동한다.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8000명도 2014년까지는 괌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태평양 미군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 만큼 북한의 대포동 2호 시험 발사 준비는 이번 훈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미사일이 태평양의 미 영토와 본토를 겨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퍼시픽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미군 태평양사령부 대변인 마이크 브라운 장군은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만일 북한이 적대적이고 도발적인 행위를 할 경우 우리의 훈련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1시간 안에 괌에 도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괌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그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주력부대를 옮기고 있는 미군을 겨냥한 것이 된다. 미군 훈련 도중 북한이 미사일을 쏠 경우 미군이 요격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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