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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아프면 데리고 있을 필요 없다" 안락사 시키며 웃기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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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케어 대표가 2018년 7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퍼스트 도그인 '토리'를 공개하고 있다. [뉴스1]

박소연 케어 대표가 2018년 7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퍼스트 도그인 '토리'를 공개하고 있다. [뉴스1]

구조한 동물을 몰래 안락사시킨 동물 구호 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안락사를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박 대표는 녹취록에서 "주둥이를 검은색으로 염색하자"며 웃기도 했다.

2015년부터 케어 동물관리국장으로 근무한 A씨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2015년부터 안락사 한 개가 250마리 정도 된다"며 증거로 사체 처리 비용 계산서와 박 대표의 녹취록 두 개를 제시했다.

지난해 5월 29일에 녹음된 통화 내용에서 박 대표는 "개농장에서 데려온 애들도 사실은 제 생각에는 데려온 이유가 그냥 안락사시키려고 데려온 거라. 막 아프고 이러면 다 데리고 있을 필요 없다"고 말했다.

1월 4일 통화에선 "건강한 아이들은 안락사가 불법이다. 그래서 아프거나 폐사했다. 자연사했다. 이렇게 가야 한다"며 "일부는 폐사했다고 하는 건 전혀 문제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 곳에서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데려오면 의심을 받을 수 있는데 나중에 여기저기서 조금씩 모으면 모를 것 같기도 하고. 그다음에 내 생각이 약간 주둥이는 우리가 염색을 검은색으로. (웃음) 일단 두 마리는 한번 그렇게 해 보고"라고 말했다.

박소연 케어 대표. [뉴스1]

박소연 케어 대표. [뉴스1]

제보자는 박 대표가 "주둥이는 검은색으로 칠하자"라고 말한 강아지에 대해 "저희가 2016년에 구조한 투견들이 있다. 얘네들이 다시 투견 업자에게 가면 투견으로 악용될 수 있으니 차라리 안락사해주자 하더라. 나는 그 부분은 동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투견들을 데리고 오는날 방송 촬영을 하더라. 이후 방송 관계자들이 다시 와서 예전 투견에 대해 물어보니 해외 입양 갔다고 거짓말하더라. 그러면서 개를 사서 숫자를 채워 넣자.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주둥이를 검게 칠하자고 하더라"라고 폭로했다.

제보자는 또 "케어 후원금이 20억원이 들어온다. 그 돈으로 보호 시설 확충 등을 해야 하는데, 회계 부분은 직원들이 알 수 없는 (대표) 혼자 운영되는 식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표를 만났는데 저를 개인 휴대폰 카메라로 찍으면서 너도 동의했는데 왜 그런 걸 문제 제기를 안 하고 제보를 했냐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한편 박 대표는 케어 직원들의 사퇴 요구에 대해 14일 "안락사는 정당한 것이었고 일방적인 사퇴는 되레 무책임하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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