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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장 승부수 던진 현대차그룹, 올해부턴 ‘큰 물’서 논다.

중앙일보

입력

기아차 미국법인·디자인센터 르포 

기아차가 14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일 예정인 텔루라이드. [사진 기아차]

기아차가 14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일 예정인 텔루라이드. [사진 기아차]

세계 양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고전하는 현대차그룹이 반등의 카드를 내놨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급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맞불 전략’이 핵심이다.

11일(현지시간) 방문한 기아자동차 미국 판매 법인에서 마이클 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올해 미국 시장 판매량을 끌어올릴 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모든 차종을 16개 차급으로 분류했다.

기아자동차 미국 판매법인(KMA) 전경. [사진 기아차]

기아자동차 미국 판매법인(KMA) 전경. [사진 기아차]

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 팔린 핵심 차급 중 2017년 대비 판매량이 증가한 차급은 딱 3개뿐이다. 일단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급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290만4004대)이다. 미국 시장에서 2017년 대비 지난해 판매량이 10%포인트나 증가했다. 기아차는 올해 1분기 중 스포티지를 출시해 이 시장 판매량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 전경. [사진 기아차]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 전경. [사진 기아차]

텔루라이드·팰리세이드·G90 연내 출격

중형 SUV도 미국 자동차 시장을 대표하는 차급으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대형 SUV로 분류하는 쌍용차 G4렉스턴이나 포드차 익스플로러 등을 미국에서는 이 차급으로 분류한다. 기아차는 당장 14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텔루라이드를 출시하고, 현대차도 같은 차급인 팰리세이드를 3분기 미국 시장에서 선보인다.

팰리세이드는 다양한 편의장비 및 신기술을 적용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는 다양한 편의장비 및 신기술을 적용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윤승규 북미권역 판매법인장(전무)은 “포드(익스플로러)·지프(그랜드체로키)·GM(트래버스)·도요타(하이랜더)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는 모두 미국 시장에서 중형 SUV가 자사 대표 차종이다”라며 “우리도 이 차종에서 더는 경쟁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미국서 선보일 텔루라이드에 대해서 커트 카할 기아자동차 시니어 디자인 매니저는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대담한 디자인을 적용했다”며 “강인한 이미지에 안전사양·첨단기능가지 강화하면서 41세 미만 소비자 사전 선호도가 경쟁 차종 대비 매우 훌륭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신형 쏘울과 쏘울 전기차. [사진 기아차]

기아차 신형 쏘울과 쏘울 전기차. [사진 기아차]

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소형 크로스유틸리티차량(CUV)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동급 판매량 1위가 기아차 쏘울이었다.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25년·미국기준)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주요 미국 자동차 제조사는 대부분 미국에서 100년 이상 자동차를 판매했다.

올해 기아차는 쏘울 전기차(EV)와 아웃도어트림(쏘울 X라인), 그리고 그란투리스모트림(쏘울 GT라인·그란투리스모는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고성능차)을 새롭게 선보인다. 윤 전무는 “소형 SUV 시장에서 동급 1위를 굳히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 미국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한 신형 쏘울. [사진 기아차]

기아차 미국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한 신형 쏘울. [사진 기아차]

제네시스 브랜드 역시 상반기 중 대형세단 G90을 미국서 출시한다. 이렇게 되면 텔루라이드·펠리세이드와 함께 현대차그룹 3개 브랜드가 보유한 가장 큰 차종이 한꺼번에 미국 시장을 공략하게 된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 'G90'. [사진 현대차]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 'G90'. [사진 현대차]

물론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차급은 친환경차(+28%포인트)다. 성장세는 가파르지만 아직 미국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그친다. 향후 잠재력을 보고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친환경차도 미국 시장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소형 SUV 코나 전기차(EV)와 수소전기차 넥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쏘울 전기차(EV)와 니로 전기차(EV) 판매를 시작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구나니구엘 소재 앨런현대. [사진 현대차]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구나니구엘 소재 앨런현대. [사진 현대차]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구나니구엘(Laguna Niguel)에 위치한 현대차 딜러(앨런현대)의 클리프 앨런 사장은 “한때 가성비로 대결하던 현대차는 이제 미국 소비자에게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는 분위기”라며 “하반기 미국서 팰리세이즈 등 새로운 차급을 선보이면 현대차 고객층이 상당히 넓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어바인·라구나니구엘(미국) =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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