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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50주년] "한·미동맹, 동북아 안전판 될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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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미동맹이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한국의 안보와 동아시아의 평화에 기여해온 한.미동맹은 탈냉전시대에 접어들면서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한국에서는 보다 평등한 관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미국도 9.11 이후 전반적인 동맹관계의 조정과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즈음에 한국국제정치학회(회장 강태훈)와 국방대학교(총장 황규식)는 한.미동맹 관계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모색하기 위한 국제학술회의를 25일 개최했다. 주요 발표 논문을 소개한다.[편집자]

(서울국제포럼-CSIS-조지타운대 공동논문)

◇안팎의 도전

한.미동맹 관계는 냉전시대에 형성된 그 어떤 동맹보다도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50년 전 북한이라는 위협 외에는 공감대가 없었던 양국이 이제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긴밀한 유대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북핵 위기' 가운데서도 양국이 활발한 경제.사회적 교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한.미동맹이 강한 버팀목으로 받쳐주었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은 현재 몇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북핵 위기와 불확실한 북한의 장래▶대북정책 관련 한.미 간 인식차▶한국 내 민족주의와 반미감정 확산▶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 변화와 일방주의 외교▶중국의 한반도 영향력 증대▶일본의 불확실한 미래 등이 그것이다.

◇미래 청사진

이 같은 도전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이 왜 유지돼야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논거를 제시하고, 한.미동맹의 미래 청사진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한다.

한반도 통일 후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미국과의 동맹 유지 ▶중국의 영향권 내로 편입▶주변국의 침략을 억제할 수 있는 힘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독립성 유지▶최소한의 군사력만 보유한 중립적 지위 천명 등이다. 이 중 한국에 가장 실현가능하면서도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는 것이다.

한.미동맹이 지속된다는 것은 미국이 계속 동북아에 전략적 이해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동맹은 또 '통일한국'이 제3국의 불필요한 개입을 우려하지 않는 가운데 통일 후 안정화에 매진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한.미동맹의 모습은 한반도 범위를 넘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지역동맹'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군사동맹의 유지와 더불어 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인간안보'(human security)의 개선을 도모하는 '인간안보동맹'도 추구해야 한다. 인간안보란 국가안보와 달리 개개인의 안위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전통적인 군사 위협에 대처한다는 차원보다는 새로운 안보 위협, 즉 인권침해.테러.마약.환경오염 등에 포괄적으로 대처한다는 것이다.

◇정책 건의 사항

▶북핵 위기 활용=북핵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남북한 평화공존과 6자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 간의 다자협력을 활성화시킨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인식차이로 야기된 한.미동맹의 이완 현상을 극복하는 한편 양국이 공유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실천한다.

▶6자회담 실패 대책 마련=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아 6자회담이 실패할 경우 한.미 양국은 공동의 대응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북한이 붕괴의 길로 들어설 수 있으므로 총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21세기 한.미동맹 공동선언' 발표=1996년 미국과 일본이 '미.일안보선언'을 발표하고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한 것처럼 한.미 양국도 미래 청사진을 담은 공동선언을 발표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방위 역할 증대=한국은 국방비 증액을 통해 비무장지대(DMZ) 방어로부터 현대전 수행능력 배양에 이르기까지 방위력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양국 군은 긴밀한 협력과 '작전호환성'을 유지해야 한다.

▶효과적인 정책협의체제 구축=양국은 연례 외무.국방장관 회담(2+2)을 개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한.미.일 3국은 대북정책 공조를 위한 협의기구인 3자정책조정그룹(TCOG)을 격상시켜 안보문제 전반 및 동맹 협의를 위한 기구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에 대한 대중적 지지 확보=미국은 주둔지역의 주민들이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대민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양국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관련 민원이나 사고에 대처하기 위해 '24시간 SOFA 핫라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인간안보'에 기반한 공동 의제 개발=인권증진, 환경보존, 인신매매 및 반테러 등에 관한 공동의 '인간안보'의제를 개발하고 실천해야 한다. 또 양국 간 교류와 왕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미국은 한국에 대해서도 일본이나 서유럽국가들처럼 비자를 면제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 유대 강화=양국 간 역동적인 경제적 유대관계가 유지돼야만 한.미동맹의 유연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은 우선 쌍무투자협정(BIT)을 체결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영어 원문은 www.joins.com 참조 (보도 논문 외에 ▶'나토에서의 지휘권 체계와 최근 나토-미국-유럽연합 관계'(요하임 버틀레-주한 독일 대사관)▶'한.미동맹의 현대화: 주한 미군의 역할'(로버트 두자릭-허드슨연구소)▶'중국.한국.미국: 동아시아 공동의 지역주의'( 팡종잉-중국사회과학원) 논문 영어 원문도 함께 서비스 합니다.)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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