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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지구, 목동 따라잡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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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택지지구 2공구 아파트들은 다음달 초 주인을 맞을 막바지 준비에 분주했다.

'상암월드컵'이란 이름이 선명한 3단지 18~20층 짜리 9개동(5백40가구)은 실내외 모든 공사를 마무리하고 주변 정리작업 중이었다. 단지내 상가엔 부동산중개업소.수퍼 마켓 등의 간판이 나붙었다.

입구변 도로에는 새시 등의 주문을 받는 간이 인테리어가게 10여곳이 줄지어 서 있었다. 상암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이달말 1단지 임대아파트(8백20가구)에 이어 다음달 6일 원주민 철거민들에 분양된 일반아파트인 3단지가 처음으로 입주한다.

입주가 임박하면서 가격이 초강세를 띠고 11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첫 분양도 예정돼 있어 상암지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강변 월드컵공원 옆이고, 월드컵경기장을 끼고 있는 데다 첨단 산업단지인 디지털미디어시티(DMC) 개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투자자 줄이어 호가 초강세=입주가 임박하면서 3단지 33평형 호가가 강세다. 주변 중개업소들은 아직 거래가 불법인 분양권 호가가 4억5천만~5억2천만원에 이른다고 말한다.

입주자인 원주민 철거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5월 분양 및 동.호수 추첨 때의 분양가는 1억8천여만원이었다. 동.호수 추첨 직후 4억2천만원부터 호가가 형성되기 시작해 4개월 새 1억원 가까이 올랐다. 매수세는 늘고 있지만 매물은 없는 편이다.

12월 입주하는 2단지 25평형(분양가 1억3천여만원)도 동.호수 추첨 이후 2억6천만원대에서 시작해 3억원까지 호가가 형성돼 있다. K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산지역 거주자들이 도심.강남으로 오가기 쉬운 이곳을 원하고 목동 주민들은 낡은 집에서 새 아파트로 옮기려고 찾는다"고 말했다.

인근 마포구 성산.망원동과 경의선 철로 건너편 은평구 수색.증산동 아파트값 호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성산동 성산월드타운 35평형이 3억8천만~4억2천만원으로, 망원동 대림2차 33평형은 2억6천만~3억3천만원으로 5월 이후 3천만~4천만원 올랐다. 성산동 대림공인 유영우 사장은 "상암지구가 오르는 것을 보고 매수세가 몰려 대기자 명단까지 작성할 정도"라고 말했다.

서대문구 북가좌동 뉴서울공인 김태웅 사장은 "상암지구 효과가 이쪽까지는 아직 미치지 않고 있지만 개발이 더 진행돼 상암지구 가격이 더 치솟는다면 서대문구 일부도 영향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개발 기대감 부풀어=입주가 시작되지만 상암지구는 주거지로서 제자리를 잡기엔 아직 멀었다.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지난 5월 월드컵경기장 내에 대형할인점 까르푸가 문을 연 정도다.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10분 가까이 걸어야 해 교통도 불편한 편이다.

이 때문에 상암지구의 현 시세는 지금 가치라기보다 기대감이 반영돼 다소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근 C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2008년 개발이 완료되면 더 오를 여지는 많지만 이미 상당 부분 개발재료가 가격에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미 마포.서대문구 등 강북 서북부권에서 최고 자리를 넘보고 있는 상암지구 아파트 시세가 앞으로 양천구 목동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목동의 30평형대는 5억원대 중반으로 평당 1천7백만원 이상이다. 하지만 목동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교육여건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목동 가격을 쫓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상암지구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개발이 진행돼 새로운 주거명소로 자리잡는다면 교육여건도 자연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상암지구 내에는 상암초등학교 한 곳만 개교했고 앞으로 초.중.고교가 더 들어설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기대감으로 급등한 시세가 다소 진정될 수 있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보고 인근 기존 아파트에 투자할 경우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반분양 계획= 상암지구에는 2005년까지 임대아파트 1천7백30가구와 분양아파트 4천5백20가구 등 모두 6천2백50가구가 건립될 계획이다. 도시계획 철거민 등을 대상으로 대부분 입주자가 확정됐고 이 중 3공구 4~8단지 전용면적 32평(40평형) 8백71가구가 청약예금 1천만원 가입자를 대상으로 일반분양된다.

7단지 1백62가구가 오는 11월 분양되고 나머지는 내년에 분양될 예정이다. 7단지의 분양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평당 8백만~9백만원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안장원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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