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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내친구] 월드컵서 떠야 유럽 무대서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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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축구 선수들에게 월드컵은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절호의 기회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6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크로아티아의 다보르 슈케르가 레알 마드리드로 스카우트됐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세네갈의 8강 돌풍을 일으켰던 엘 하지 디우프는 리버풀로 이적했다.

2002년 월드컵은 한국 축구 선수들의 위상을 하루아침에 바꿔 놓았다. 태극전사들의 몸값은 월드컵 전보다 10배 이상 급등했다.

2억원 안팎의 계약금을 받고 부산에 입단했던 송종국은 월드컵 이후 이적료 256만 달러(약 26억원), 연봉 60만 달러(약 6억원)에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 완전 이적했고, 98년 계약금 1억2000만원, 연봉 1800만원이었던 안정환은 월드컵 뒤 영국 주요 일간지 가디언이 500만~600만 파운드(100억~120억원)로 몸값을 추산했다. 또 잉글랜드 풀럼은 이적료 275만 파운드(약 40억원)를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박지성은 2000년 교토 퍼플상가에 진출할 때 이적료는 4000만 엔(4억원)에 불과했다. 2003년 2월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으로 진출할 때는 이적료 100만 달러(약 10억원).연봉 60만 달러(약 6억원)로 뛰더니 지난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옮길 때에는 이적료 75억원.연봉 35억원으로 치솟으며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대우를 받고 있다.

그러면 이번 월드컵이 끝난 뒤 과연 제2의 박지성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이호는 러시아 프로축구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 입단설이 유력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진출하면 독일 월드컵이 낳은 유럽 진출 1호로 기록될 것 같다. 김동진 역시 제니트 측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축구 천재' 박주영은 유럽 무대로 진출하고 싶어 한다. 문제는 출장해서 얼마나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느냐 하는 것.

그는 한순간이라도 출전 기회가 주어지면 갖고 있는 모든 기량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2002년 월드컵 이후 한때 유럽 무대에 섰던 김남일과 이천수 등도 기회가 주어지면 빅리그에 진출하겠다며 의욕을 불사르고 있다.

독일 월드컵 각 경기장의 기자석 옆에는 선글라스를 깊게 눌러쓰고 꼼꼼히 메모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선글라스 안으로 보이는 그들의 날카로운 눈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예리함으로 가득 차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 최고 클럽의 스카우터들이다. 이들의 눈에 한국 대표팀의 누가 표적이 될지 벌써 궁금해진다.

라이프치히=최원창 JES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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