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서 김대중 총재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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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안기부는 1일 오후3시30분부터 8시까지 서울 마포 가든 호텔에서 김대중 평민당총재를 상대로 문익환 목사 방북 관련여부를 조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재는 『문 목사를 만나 방북계획을 듣고 정부당국과 협의토록 권유했다』고 말하고 『3백만 원을 목사에게 주었으나 이는 의례적으로 생활비로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기부는 또 지난달 2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5시간동안 안기부에서 이종수 민정당사무총장에 대해 조사했고, 지난달 26일 1시간동안 여의도 모 호텔에서 김상현 민주당 부총재를, 27일 김덕룡 민주당의원을 조사했으며 비슷한 시기에 문동환 평민당 부총재도 소환 조사했다.
안기부는 김영삼 총재에 대한 조사를 끝낸 뒤 관련 정치인들에 대한 사법처리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나 현재까지 이들의 범법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기부의 한 관계자는 『김대중 총재가 방북직전 문 목사에게 3백만원을 준 사실은 확인됐으나 김 총재는 의례적인 생활비 보조로 준 것』이라 주장하고 있어 사법처리대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관련 정치인에 대한 조사가 야당탄압의 목적은 추호도 없으며 문 목사 등의 조사과정에서 이들의 관련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조사가 불가피 했을 뿐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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