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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지구와 충돌위기 모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1989FC」라고 부르는 소행성이 지난달 23일 45만㎞떨어진 지점에서 지구를 살짝 비켜나간 사실이 밝혀져 아찔한 감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다행히 충돌을 면했으나 만약 지구와 부딪쳤을 경우 수소폭탄 수천발의 위력을 갖게되며 바다에 추락하는 경우에도 높이 수백m의 해일을 일으켜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된다.
직경 0.8㎞인 이 소행성은 3백80일을 주기로 태양 둘레를 공전한다. 지구와는 26년마다 접근하게 되는데 이번과 같이 근접한 경우는 1937년 헤르메스혜성이래 처음 있는 일. 이 같은 소행성은 태양계에 무수히 존재, 평균 10만년에 한번 꼴로 지구와 충돌한다고 한다.
만약 이번 소행성의 5∼10배에 달하는 거대한 행성과 부딪치게 되면 피해는 지구 전체에 미치게 된다.
이 경우 행성의 분진이 대기권을 뒤덮어 태양광선을 차단, 일종의 「핵겨울」을 일으키고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태양에너지를 받지 못해 결국 멸종하게 된다. 그 옛날 공룡의 전멸도 외계행성과의 충돌 때문으로 추측된다. 과학자들은 또 다른 행성이 지구로 돌진해 올 것을 대비, 핵무기로 파괴해버리거나 궤도를 수정시켜 지구로부터 벗어나도록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행성의 접근을 하루 전에야 겨우 알 수 있는 수준. 「1989FC」도 지구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뒤에야 존재를 확인했다는 것. 2015년 또다시 이 소행성이 접근해와도 행운을 빌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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