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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취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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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현대중공업 사태 해결의 열쇠로 간주됐던 새노조 구성을 위한 28일 위원장 선거에서 이원건 전노조부위원장 등 파업지도부가 미는 송명주씨 (32)가 당선됨에 따라 지난해 12월 19일 서대수 전노조 위원장의 정상조업 결정으로 양분됐던 노조가 단일화 됐다.
이제 신임 송위원장이 회사측과 어떻게 협상을 벌여 나갈지에 관심이 쓸리고 있다.
미타결된 4개항의 단체 협상과 장기간의 파업 및 이에 따른 폭력 사태 유발 등으로 생긴 「감정의 앙금」을 푸는 것 등 송 위원장이 짊어진 부담이 엄청나다.
이번 선거는 서대수 전위원장의 사임에 따른 잔여 임기 9개월의 새 위원장을 선출하는 보궐선거.
그러나 얽힐 대로 얽힌 현중 사태를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내외의 관심이 쏠렸었다.
임시 집행부가 13일 선거 공고률 할 때만 해도 선거 자체가 원만하게 치러질 수 있느냐에 대해 회의가 있었다.
파업지도부 측이 공권력 철수 등을 내세우며 이 같은 요구 사항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선거불참은 물론 방해까지 할 조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루 속히 새 집행부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일고 이를 의식한 파업지도부도 곧 선거참여로 돌아 평온한 분위기 속에 선거를 치렸다.
선거공고 후 후보자가 10명이나 난립했으나 자격 미비 등 이런저런 사유로 5명으로 줄였고 그중 송후보와 권현기 후보 (35)로 압축됐으나 송씨의 압도적 우세로 결말이 났다.
특히 이번 선거는 그동안「실세」라고 주장해왔던 파업 지도부측의 「위세」를 단적으로 보여 주였다.
수배중이던 이원건씨가 26일 송후보 지지 선언을 하고 경찰에 자수, 구속된 뒤 파업 근로자 등을 주축으로 송후보측이 조직적인 선거유세를 벌이면서 그때까지 백중세였던 균형이 깨지고 순식간에 분위기를 주도해 나갔다.
송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음으로써 파업 지도부가 배제되거나 후보자 난립에 따른 안정적인 지지표의 미확보에서 올 수 있는 「불안요인」은 없어졌으며 공권력 개입의 외형적 안정에 이어 노조단일화로 현중 사태는 일단 마무리된 셈이다.
그러나 파업 기간중의 임금지급 문제와 구속·해고 근로자의 석방·복직 문제 등 완전 정상화까지는 난제가 많다.
결국 명분에만 집착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어떤 자세를 갖는 것이 노사 모두에 유리한 결과가 올 것인가를 당사자들이 인식할 때 진정한 정상 조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울산=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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