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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조사과정서 기밀 샜다"|「신도시」관련 청와대장관회의 지상중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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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노태우 대통령주재로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주택관계장관회의에서는 과연 이번 대책으로 아파트투기열풍이 가셔질 것인가를 놓고 진지한 토론이 있었다.
다음은 이날 회의에서 있었던 참석자들의 발언요지.
▲노태우 대통령=분당·일산주택건립계획이 사전에 보도된 것은 어떻게 된 것인가.
▲박승 건설=일산의 경우만 하더라도 위장전입자와 무허가 건축을 막기 위해 호구조사를 하는데 수 만명이 동원되어 철저한 보안을 지키기 어려웠다. 대단히 죄송하다.
▲이한동내무=분당지역에도 무허가건축을 억제하기 위해 경찰·청원경찰·내무공무원 등이 5백명이 동원됐다. 현실적으로 보안이 지켜지기 어려웠다.
▲노 대통령=아파트나 집 값의 폭등은 선량한 시민의 내 집 마련 꿈을 앗아가는 가증할 일이다. 30평되는 아파트가 1억원을 넘고 대형아파트의 평당가격이 l천만원이 넘는 것은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서민들의 미래의 꿈과 설계를 빼앗아가고 좌절감을 안겨주는 이런 부동산투기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겠다는 것은 나의 의지다.
분당·일산이외에 이미 지정한 안양·군포·부천의 택지를 합하면 l천4백50만평이 되는데 이는 과천시의 25배, 여의도의 20배에 달하는 택지다. 오늘 계획을 포함하여 새로 세워질 주택이 33만 호인데 이는 서울아파트 42만 호의 80%에 해당되며 2∼3년 안에 1백30만명이 새로 입주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와 같은 아파트·부동산 가격이 진정되겠는가.
▲박 건설=2, 3년 안에 30만 호의 집이 나오게 되면 기대심리나 가수요가 끊어져 투기는 꺾어질 것이고 아파트 가격도 진정될 것으로 믿는다.
▲고건 서울시장=일산의 경우에는 경의선 철도와 전철연결로 교통문제가 없다. 분당의 경우 지하철이 양재역과 잠실역에 연결토록 되어있어 이미 교통량이 많은 2호선과 연결되는 것은 효율적이 아니다. 왕십리역과 연결시킨다면 더욱 편리할 것이라는 것이 시의 입장인데 앞으로 관계 부서와 협의하겠다.
▲이 내무=30만∼40만명을 수용하는 새로운 도시가 건설될 경우를 대비하여 행정수요를 미리 판단하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파트입주권을 겨냥한 무허가건축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공무원을 동원하고 있는데 이들을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식 농림수산부=일산과 분당지역 안에는 여러 개의 저수지가 있는데 이 저수지가 도시건설로 매립될 경우 도시권밖에 있는 농지에 물을 댈 새로운 저수지의 건설이 필요하다. 이에 따른 비용은 개발이익에서 지원 받는다.
▲노 대통령=쾌적한 전원도시를 건설하는데 저수지는 경관을 위해서도 좋을 수 있으니 존치할지 여부는 관계부처가 협의하라. 새로 되는 도시가 지난번 안산에서처럼 행정수요에 미리 대비하지 못해 경찰서가 없어 여성근로자들이 저녁에 걸어다니기 어려워서는 안된다. 미리 판단하고 대비하여 행정체계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여 만반을 기하라. 예를 들면 분당을 신설 시로 할 것인지 교육행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판단해야한다.
새로운 도시의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도 중요하지만 좋은 학교를 넣어 교육을 잘 받게 하는 것이 큰 문제이므로 수준 높은 교육이 되도록 의지를 갖고 갖추도록 하라. 이 계획에는 모든 부처가 의지를 갖고 협조하여 훌륭한 결과가 나오도록 해야한다. 일산지역에 침수의 우려는 없는지.
▲임사빈 경기지사=지형에 따라 1∼2m 높여야 할 곳도 있으나 별 문제는 없다.
▲노 대통령=무허가건축·위장전임자 대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주민들에 대한 계몽을 철저히 하라. 경기지사가 중심이 되어 철저히 하고 나 스스로도 지켜볼 것이다. 부산 등 지방도시도 이러한 계획에 준하여 조속히 대책을 수립하라.
대단위 주택단지를 개발하는데 있어 상계동등 과거의 잘못을 거울삼아 생활기반시설을 철저히 완비하라. 지하철을 연장하고 도로를 사전에 건설하여 입주에 불편이 없도록 하고 최고시설의 중·고교를 설립하여 최우수교사를 배치해야한다. 서울강남지역에 못지 않은 교육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이 두 지역이 이상적인 주택단지가 되도록 모든 부처가 최선의 노력과 협조를 다하라.
앞으로 이 사업 시행을 맡을 주택공사사장, 토지개발공사사장, 주택은행장도 합심하여 이 사업을 추진해 주기 바란다. 흑자경제가 누증됨에 따라 유동성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부동산의 투기가 일어날것을 예측해왔지만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발전이 국민생활을 좋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모든 경제정책을 수립, 조정해 나가야한다.
▲권영각 주택공사사장=과천·강남 등 새로운 도시지역을 개발하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그러한 과거의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도시계획을 철저히 해야겠다.
▲노 대통령=긴 안목에서 도시다운 도시가 되도록 계획을 수립하고 50년 후, 1백년 후에도 평가받을 수 있는 쾌적한 도시가 돼야한다.
▲이상희 토개공사장=정책 부서의 협조도 중요하지만 일선행정부서의 협조가 중요하다. 분당의 경우 5백60명이 오늘부터 무허가건축·위장전임을 감시하고 있는데 이를 지속해 나가고 세무공무원들이 복덕방 등의 투기를 감시한다.
▲임 경기도지사=무허가건축·위장전입자를 막는데 책임을 지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기동단속중대서 운영하는데 따른 예산지원을 요청한다.
▲강영훈 총리=주택단지건설이라는 차원보다도 도시계획의 차원에서 두 지역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노 대통령=특정계층의 사람만 입주케 하지 말고 대형·중형·소형까지도 조화 있게 건립하여 각 계층 사람이 골고루 편리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하라.
소형 아파트에 들어가는 시민을 위해 상가 등은 물론 취업·부업단지를 배치하는 것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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