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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의 변덕에 세계 증시 출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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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에 '버냉키 입' 경계령이 내렸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한 마디'에 세계 주요 증시 수차례 출렁이면서다.

15일(현지 시간)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통제가능한 수준"이라는 그의 발언은 세계 증시를 급등시켰다. 앞서 "인플레 상승이 지속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발언으로 주가를 급락시킨지 열흘만이다.

◇세계 증시 급등=이날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98.27포인트(1.83%) 상승한 1만1015.19로 마감, 1만1000선을 회복했다. 나스닥 지수도 2.79% 급등했다. 영국.독일.프랑스 증시도 2% 이상 뛰었다.

미국발 '훈풍'에 16일 국내 증시도 급등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피 지수는 42.79포인트(3.51%) 오른 1262.19를 기록했다. 상승폭으론 2002년 2월 이래 최대치다. 코스닥 지수도 반등에 성공해 11.40포인트(1.98%) 오른 587.08로 장을 마쳤다. 이밖에 일본 닛케이 지수는 400포인트(2.82%) 이상 급등해 1만5000선에 바짝 다가섰고, 대만 가권지수 역시 2.32% 상승했다.

◇버냉키의 '변덕'=버냉키는 이날 시카고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5일 워싱턴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는 발언에서 슬쩍 물러난 것이다. 당시 그는 "미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전망까지 덧붙여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까지 불렀다. 이날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77%, 2.24% 급락했고, 전 세계 주요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버냉키 의장의 태도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계속된 인플레 경고 발언으로 자산 가격이 안정되자 이젠 자신의 발언 충격을 희석시키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이런 버냉키 의장의 직설적인 화법을 문제로 지적한다. 시장의 안정을 중시해야 할 중앙은행의 수장이 걸핏하면 시장을 요동치게 만드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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