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액체괴물’(슬라임) 완구 다수에서 다량의 붕소 화합물이 검출됐다.
붕소 화합물은 생식ㆍ발달 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와 캐나다 등 선진국들은 어린이들이 이 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생식 독성을 지닌 물질에 과다 노출될 경우 생식기능과 생식능력에 유해한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발달 독성을 지닌 물질에 노출되면 정상적인 발달이 저해될 수 있다.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와 보건대학원은 흔히 액체괴물이라고 불리는 액체성 점토 장난감 내의 붕사나 붕산염 등 붕소 화합물의 함량을 분석한 결과, 30개 제품 중 25개에서 붕소가 유럽연합(EU)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논문을 2일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발표했다.
액체괴물은 젤리처럼 끈적하고 고무처럼 쭉쭉 늘어나는 성질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점토 장난감이다.
특히 붕소 성분이 손바닥 같은 피부가 아니라 입으로 바로 들어갈 경우 붕소의 흡수율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에, 직접 빨거나 만진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프랑스와 캐나다 등에선 어린이와 임신부는 가급적 붕산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액체괴물은 지난해 대규모 리콜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1월과 10월 액체괴물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됐던 독성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기준치 이상 포함된 해당 제품들에 대해 수거ㆍ교환 등 리콜명령을 내린 바 있다. CMIT와 MIT는 지난해 2월부터 액체를 포함하는 완구류 및 학용품에 사용하는 것이 전면 금지된 독성물질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