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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 대만 총통 사퇴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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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인척 비리에 이어 야당의 탄핵 추진으로 위기에 몰려 있는 천수이볜(陳水扁.사진) 대만 총통이 15일 "물러서지 않겠다"며 반격에 나섰다. 천 총통은 이날 자신을 지지하는 웹사이트인 '아볜(阿扁.천 총통의 애칭) 전자보(電子報)'에 올린 글에서 "정당이나 개인이 정치투쟁을 위해 수사 중인 사건을 이용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퇴 불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2000년 5월 총통에 취임한 이래 국민소환이나 불신임 투표 등을 포함, 수차례 정치적 위기를 겪어 왔지만 대만 국민의 과반수 찬성으로 선출된 총통으로서 임기 중 헌법에 규정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왔다"고 말했다.

천 총통은 "우리는 계속 바른길을 가야 한다"며 "대만 국민이 강력히 지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위 자오젠밍(趙建銘)의 비리와 관련, "모든 이는 법 앞에서 평등하며 범죄를 저지른 누구라도 처벌받아야 하고 거기엔 예외가 없다"며 "아볜의 사위는 일부 사건에 연루됐고 이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천탕산(陳唐山) 총통부 비서장도 이날 "총통은 총통이고 사위는 사위"라며 "천 총통은 사위가 설사 유죄 판결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 비서장은 "천 총통의 사위 자오젠밍은 사실 총통 일가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총통에게 자오가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천 총통은 집권 민진당 인사들과 논의를 거쳐 20일까지 입법원에 제출해야 할 탄핵안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천 총통은 대신 직접 대만 국민을 상대로 지난 6년 임기 동안의 실적을 설명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주석은 이에 대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는 것은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는 것으로 외부에선 오만한 권력으로 보게 될 것"이라며 "이유야 어떻든 답변서는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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