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직항 전세기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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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독립 노선을 추구해온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실각 위기로 몰리면서 양안(중국~대만) 간 거리가 부쩍 가까워졌다. 중국의 양안항공교류위원회와 대만의 항공운수업 연합회는 14일 베이징(北京)에서 회담을 열고 지금까지 춘절(春節.설날)로만 국한해 왔던 양안 간 전세기 운항을 청명.단오.중추절까지 확대키로 합의했다.

푸자오저우(浦照州) 교류위원회 주임(위원장)은 "전세기를 띄우는 시기만 확대한 게 아니라 운항 일자와 횟수도 훨씬 늘렸다"고 설명했다. 즉 지금까지 춘절 기간의 경우 춘절 당일을 전후해 10일간만 전세기를 운항했으나 이제부터는 춘절 전후 14일로 크게 늘어난다. 다른 명절은 모두 1주일간 운항한다.<표 참조>

양안의 6개 항공사가 운항할 전세기는 본토의 베이징.상하이(上海).광저우(廣州).샤먼(厦門)과 대만의 타이베이(臺北).가오슝(高雄) 사이를 왕래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4개 명절 기간 중 84개 왕복 여정이 편성된다. 이 밖에도 양안은 긴급의료 구호기, 장애인 및 노약자 전용기, 특수화물 운송 전용기 등을 운항하는 데도 합의했다.

푸 주임은 "전세기 운항 확대는 양안 동포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획기적인 화합 조치"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이 같은 조치는 앞으로 전세기의 주말화, 그리고 더 나아가 정기 노선화를 향한 의미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기 확대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양안은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 국무원 대만문제판공실(사무실)은 15일 "비록 전세기 확대가 양안의 전면적 교류를 만족시키기에는 미흡한 수준이지만 완전 교류를 위한 중요한 계기임에 분명하다"고 평가하고 "하루빨리 양안 간 정기 노선이 개설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세기 운항 확대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14일 오후 대만 증시에서 항공사.여행사.전자회사.금융기관 등을 중심으로 주가가 뛰었다. 그 결과 대만의 종합주가지수인 자취안(加權) 지수는 131포인트 상승했다고 15일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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