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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임세원 교수 동료 “외래업무 종료 후 찾아온 환자였는데…”

중앙일보

입력

외래 진료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빈소가 2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연합뉴스]

외래 진료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빈소가 2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연합뉴스]

진료 도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은 고(故) 임세원(47)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마지막까지 의료진들의 안전을 살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동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장은 2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아마 평소 임 교수 성품을 생각하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임 교수와 함께 한국형 표준 자살 예방 교육인 ‘보고·듣고·말하기’를 함께 개발했다.

이 소장은 “마련된 피신공간에서 머물렀다면 이런 결과가 안 빚어졌을 것”이라며 “그 순간에도 밖에 있는 간호사들을 염려해 간호사들 피신시키고 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쫓아와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찾아온 시간이 외래업무가 종료된 시간이었다. 더군다나 (12월의) 마지막 날이다”라며 “종료 시간에 찾아온 환자라 그냥 ‘다음 기회에 오라’ 했을 수 있는데 역시 임 교수 평소 성품으로 봐서 아마 거절하지 않고 진료를 보다가 그런 변을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5시44분쯤 박모(30)씨가 진료 도중 흉기를 꺼내 임 교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박씨를 피해 달아나던 임 교수는 복도에서 넘어지면서 박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

임 교수는 도망치던 중에도 간호사들이 안전한지를 계속해서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북삼성병원 관계자는 “(임 교수가) 일단 먼저 상황 전파를 했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면서까지 간호사들을 챙겼다”고 전했다.

임 교수의 빈소는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4일 오전 7시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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