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과거에는 적의 침략을 막아서 우리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을 지키는 차원의 안보였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북한과 화해ㆍ협력을 도모하며 평화를 만들어 키워가고 그 평화가 대한민국 경제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위원 송년 만찬서 "성과 중요한데 평가 받길 바란다"
이날 오전 경기 연천에 있는 육군 제5보병사단 신병교육대를 격려 방문한 자리에서 한 발언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국내 군부대를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실내교육장에서 가진 ‘장병과의 대화’ 행사에서 “화살머리 고지에서 유해 발굴을 위해 지뢰를 제거하고, 길을 내서 남북한 군인이 서로 악수하고, 조금 있으면 본격적으로 유해 발굴에 들어가는데, 이것은 정말 남북 간 평화에서 대단히 상징적인 일”이라며 “그 상징적 역할을 5사단이 맡고 있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가져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5사단은 우리 안보의 최일선에 서 있고, 그 위치는 지금 남북관계가 달라지고 있다고 해도 전혀 달라지는 것 없이 여전히 최일선에 서야 한다”며 “여러분이 굳건하게 안보를 지켜줄 때 남북관계도 더 발전할 수 있다. 강력한 국방력의 뒷받침이 없다면 대화라든지 평화가 아주 허약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장병과의 대화에 앞서 훈련병들과 보리비빔밥, 순두부찌개 등으로 오찬을 했다. 문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치킨 200마리와 피자 200판을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훈련병들의 가족, 여자친구와도 영상통화를 했다. 문 대통령은 한 훈련병의 여자친구와 전화 연결이 되자 “문재인입니다. 훈련병이 여자친구 마음이 변할까 걱정한다더라”며 두 사람이 인사를 나누도록 연결해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서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내 남북 공동유해발굴 지역인 화살머리고지 감시초소(GP)를 방문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들이 DMZ와 GOP(일반전초)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최전방 GP를 방문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방탄조끼와 야전 상의를 착용한 문 대통령은 먼저 GP 외부에 위치한 화살머리고지 전적 기념비에 헌화한 후 묵념을 했다. 이어 GP 내부 벙커층으로 이동해 화살머리고지에서 찾은 수통과 탄통 등 유해 발굴 유품들을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탄환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수통을 만지며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남북 공동유해발굴 준비 결과를 보고받은 뒤 지상층으로 이동해 GP 고가초소에서 작전지역 지형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국무위원과 송년 만찬=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95분간 청와대 충무실에서 국무회의 구성원들과 송년만찬을 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1년 동안 수고 많았다. 모두들 노동 시간, 강도 면에서 역대 어느 정부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한 만큼 성과도 중요한데, 평가를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사람중심으로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한 해였다”면서 “보육비, 통신비, 의료비를 낮추었고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사회안전망을 확충했지만 이것들을 완성 단계로 발전시키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년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