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높은 인기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중대형 SUV를 대거 선택하면서 이보다 약간 크고 작은 차종은 판매량이 감소했다.
중앙일보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1~11월 기준)를 분석한 결과, 전 차급 중 가장 많이 판매량이 감소한 건 준중형 SUV였다. 준중형 SUV 판매량(7만5560대)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만2000대 이상 감소했다. 또 준대형세단(-17.1%)과 중형세단(-12.8%)의 올해 판매량도 크게 줄었다.
이는 중형 SUV 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준중형·중형·준대형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중형 SUV로 이동한 것이다. 중형 SUV 판매량(20만7269대)은 지난해 같은 기간(16만74대) 보다 29.5%나 늘었다.
특히 올해 2월 완전변경모델이 등장한 현대차의 중형 SUV 싼타페 인기가 한몫했다. 싼타페는 출시 직후인 3월 판매량이 1만3076대를 기록한 이후 매달 1만대가량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올 초부터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9만8559대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4만7519대)보다 판매량이 곱절(107%)로 뛰었다.
대형 SUV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12.9%나 늘었다. 쌍용차의 대형 SUV G4렉스턴 인기 덕분이다. G4 렉스턴의 올해 누적 판매대수(1만3988대)는 기존 동급 최강자였던 기아차 모하비(6503대)의 2배가 넘는다.
G4 렉스턴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출시했다. 현대차가 대형 SUV를 내놓은 건 2015년 베라크루즈 단종 이후 3년 만이다. 또 한국GM이 대형 SUV 트래버스를 내년에 출시할 경우 국내 대형 SUV 시장은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한편 올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가 판매한 총 자동차 판매 대수는 69만8326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감소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