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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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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0∼29일 서울 현대화랑>
○…산정 서세옥씨(60·서울대교수)가 오랜만에 개인 작품전을 갖는다. 20∼29일 서울사간동 현대화랑(732-1736).
국내 개인전으로는 두 번째다. 74년의 첫 개인전에서 기산하면 꼭 15년만인데 40년 가까운 화력과 그에게 쏟아져 온 명성에 비하면 「드러냄의 장」으로선 극과를 가는 작가라 할 만하다.
하지만 그간 일본·미국에서 서너차례 초대전을 가졌고 연 7∼8회, 많으면 20회를 웃도는 단체전 참가와 캘린더 그림들로 새삼 낯선 느낌이 들 정도로 대중을 떠나 있었던 건 아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70년대 작품 5∼6점을 빼고는 대부분 최근 5년 이내에 그려 개인적으로 보관해오던 작품 40여점을 내놓았다. 연도별 출품도 고려해 보았으나 회고전 형식이 되면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주위의 만류가 있어 뒤로 미루었다는 얘기다.
작품주제는 「인간」·『사람들』과 『군무』의 두 시리즈로 채웠다. 소지에 수묵의 일회성 점과 선을 이어감으로써 인간의 군집상태를 극도로 추상화하고 있다는 점이 근작의 특색.
「여백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동양적 사유방식」의 신봉자인 그는 5∼6년후에는 화업을 정산하는 뜻에서 평면에 입체작품까지 곁들인 장르 확산의 대규모 전시회를 가질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미공개작 30점도 내놓아>
○…고 향당 백윤문 화백의 10주기 추모전이 18일부터 백송화랑(730-5824)에서 열리고 있다. 30일까지 열릴 이번 추모전에는 81년 유작전 때 선보였던 향당의 대표작과 그 후 경향 각지의 소장자들이 찬조 출품한 미공개작품 3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향당은 1920년대와 30년대에 걸쳐 우리 전통회화의 전개에 빼 놓을 수 없는 인상적 활약을 보였던 작가.
이당 김은호의 문하에서 수업했던 그는 27년 제6회 선전에서 『춘일』로 인선, 이후 선전에서만 입선 14회, 특선 4회를 기록했고 식민지하 직업작가로는 최대영예(?)라할 창덕궁상과 조선총독가 금상도 수상했다. 그러나 한창 나이인 37세때 불의의 정신착란을 일으킨 뒤 무려 36년동안이나 기억상실과 실어증에 시달리며 「생이사」의 반생을 지낸 불우의 작가이기도했다. 그는 77년 근 사순에 이르는 식물인생을 떨치고 다시 붓을 잡는 기적을 보여줌으로써 세상을 놀라게 했으나 그 후 1년반동안 신들린 듯 펴낸 작품 1백여점을 남기고 79년 4월 28일 마침내 73세로 별세했다.
후소회에서는 추모전을 계기로 이당과 향당의 이름을 붙인 상을 제정하는 등 추모사업을 구체화시킬 예정이라고.<정교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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