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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도 단골 꼴찌 광주시교육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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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호
김호 기자 중앙일보 기자
김호 광주총국 기자

김호 광주총국 기자

“청렴도가 낮게 평가돼 매우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교육청 및 직속기관, 학교의 청렴도 향상을 위해 업무 문화를 개선하겠습니다.”

장휘국 광주광역시교육감이 올해 초 내놓은 신년사 가운데 일부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 광주시교육청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2016년 16위에 이어 2017년에 꼴찌인 17위를 기록하자 발표한 자기반성과 쇄신 약속이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올해도 광주시교육청은 다른 2개 교육청과 함께 꼴찌를 기록했다. 종합청렴도 최하 등급이었다. 3선 진보교육감의 초라한 성적표다. 굳이 청렴도 평가가 아니라도 광주시교육청은 올 한해 학교 안팎에서 일어난 각종 비위와 사건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으며 부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지난 7월 한 사립 고교에서 일어난 시험지 유출은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큰 실망과 상처를 준 사건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학교 행정실장이 의사 학부모에게 중간·기말고사 시험지를 넘겼다는 사실은 성실하게 공부해온 평범한 가정의 학생들에게 배신감을 들게 했다. 학사 관리 전반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다.

교장과 교사들이 보호의 대상인 제자들을 상대로 저지른 성범죄 사건은 잊을 만하면 터져 시민들의 낯을 부끄럽게 했다. 학생들의 ‘스쿨 미투’가 이어졌다. 참다못한 학생들은 청와대에 글을 올려 도움을 호소했다. 경찰 수사 결과 한 학교에서만 무려 19명의 교사가 검찰에 송치됐다.

전교조 광주지부장 출신으로 2010년 10월 처음 교육감 자리에 오른 장 교육감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하는 등 줄곧 청렴을 강조해왔다. 시민들도 그런 장 교육감을 지지했으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특히 2012년에는 교원 특채 과정에 점수표를 조작해 합격자를 바꿔치기한 사건으로 법정에 선 교육청 직원들을 선처해달라는 탄원서를 장 교육감이 재판부에 낸 사실이 드러나 ‘두 얼굴’이라는 비판을 받았기도 했다.

장 교육감은 올해도 청렴도 최하 등급을 받은 것을 두고 최근 간부회의에서 “한두 번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3년 연속 이런 결과가 나오니 내부 혁신이 덜 됐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쉽고 부끄럽다”고 했다. 그의 말은 올 초 신년사를 떠올리게 한다. 2019년은 장 교육감이 광주 교육을 이끈 지 10년 차 되는 해다. 내년에는 장 교육감의 ‘반성문 신년사’가 반복되지 않을까.

김호 광주총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