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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매수 시인 대 국민 사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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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해시 재선거의 후보 매수 파문은 민주당이 15일 김영삼 총재의 대 국민사과 성명 발표 및 서석재 사무총장의 매수시인·사과·탈당 등으로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려했으나 공화당 측이 자기당에 대한 사과가 없다는데 반발해 김영삼 총재에 대한 추가 고소를 적극 검토하고. 서 총장의 즉각 구속수사를 당국에 촉구하고 나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관계기사3, 5면>
이같은 민주·공화당간의 감정 악화로 양당간의 관계는 최악의 사태로 빠져 중평 연기 이후 균열상대에 빠진 야3당 공조체제는 한층 복원이 어렵게 되어 문익환 목사 건·이영희 한겨레신문 논설 고문건·노사분규·5공 청산 등 산적한 정치현안을 다루어야할 정치권의 공동대응이 어렵게 되는 정치 진공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민정당 측이 공화당 측 주장에 가세, 매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서 총장과 김일동 의원 (민주. 삼척 출신)은 정계에서 은퇴하고 김영삼 총재도 책임져야 한다는 정치 공세를 펴 더욱 호사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내주 중 대폭적인 당직 개편을 단행하고 당 이미지 쇄신 등 후속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김 민주당 총재는 이날 사과 성명을 발표, 서 총장의 직접 개입 사실을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김 총재는 이 성명에서『이같은 불미스러운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되며 동기와 내막이 어떠하든 서 총장이 관련된데 대해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 없으며 그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하고『국민 여러분께 커다란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사죄 드린다』고 한 후『우리 당은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번 일을 깨끗하고 건전한 정치 풍토 조성을 위한 심기 일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민주당의 서석재 사무총장은 동해시 재선거의 이홍섭 공화당 후보 매수사건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 하에 이루어졌다고 시인, 사과하고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민주당 사무총장직의 사퇴와 동시에 탈당했다.
서 총장은 이날 민주당사에서 자청한, 회견을 통해『이씨가 지난3일부터 직·간접으로 10여 차례에 걸쳐 후보 사퇴의사를 전해 오면서 그 대가로 생활고 및 빚 청산에 쓸 1억5천만원을 요구했다』고 전제,『이씨의 사퇴가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선거대책 본부장으로서의 공명심에서 혼자 추진했다』고 밝혔다.
서 총장은 이씨가 거듭된 사퇴의사를 전해옴에 따라 지난 12일 오전 2시 민주당원이 아닌 장용학씨의 안내로 이씨 자택에서 이씨를 만나 이씨로부터「민주당 이관형 후보를 위해 사퇴하겠으니 선거 빚을 갚도록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11일 오전11시쯤 선거자금으로 관리하던 은행구좌에서 5천만원을 수표로 꺼내 동호장 여관(서 총장숙소)에서 장용화씨에게 교부했다고 밝혔다.
서 총장은 지난12일 오전11시쯤 김일동 의원(민주·삼척 출신)과 망상 해수욕장 솔밭에서 이씨를 만나 선거가 끝나면 1억원을 반드시 주겠다고 확약했다고 밝히고 이같은 사실을 당초 부인한 것은 이관형 후보와 상의없이 해서 선거에 영향을 주지않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저의 잘못으로 피해를 본 모든 국민과 관계자들에게 깊이 사죄하며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이날 회견에서『공화당과 동해 선거 관계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는데 민주당 측은 서 총장의 이같은 사과 표명과 김 총재의 대 국민 사과 표명에 공화당에 대한 사과 표명도 함축된 것이라고 이인제 대변인이 말했다.
서 총장은『이번 사태는 전적으로 내 책임 하에 이루어진 것이며 김 총재는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공화당은 이날 당직자 회의를 열고『서 민주 총장이 공금 5천만원을 인출하고 1억원의 추가지급을 약속한 사실을 김영삼 총재가 몰랐을 리 없다』고 단정짓고 김 민주 총재에 대한 고소를 적극 검토키로 결정했다.
공화당은『사직당국은 김영삼 총재의 관련 등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 진상을 명백히 밝혀야 하며 당국은 서 총장이 범법 사실을 시인한 이상 즉각 구속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김문원 대변인은『동해시 재선거는 사상 유례없는 타락 선거로 원천무효』라고 주장, 『공화당은 조만간 선거 및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우규 사무총장은 이날 자신이 민주당에 후보 단일화 제의를 했다는 서 민주 총장의 주장에 대해『민주당 측과는 최정식 의원과 단 한차례 만난 적이 있을 뿐이나 후보 단일화 문제는 민주당의 누구와도 단 한번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민정당도 이날 열린 당직자 회의에서 서석재·김일동 의원이 정계를 떠나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탈당이라는 일시적 제스처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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