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e글중심

천호동도 고시원도···가난하면 안전도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앙포토]

[중앙포토]

지난 주말 천호동의 성매매업소 건물에서 불이 나 두 명이 숨지고 세 명이 다쳤습니다. 피해가 커진 것은 노후한 건물 탓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난 달 9일에 터진 고시원 화재를 떠올리게 합니다. 7명의 생명을 앗아갔던 고시원 화재 역시 미비한 안전시설이 원인으로 지목됐지요. 좁은 복도, 방범창 달린 창문, 스프링클러 없는 건물. 어디서 봤던 장면들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화재 소식을 전해들은 네티즌들은 “있는 줄도 몰랐던 곳”이라고 놀라움을 드러냈습니다. 화재가 난 성매매업소 바로 앞에 아울렛 쇼핑몰과 로데오거리가 있어 지나치기 일쑤였다고 말합니다. 고시원 화재 당시에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지요. 종로 한복판에 낡은 고시원이 있는 줄 몰랐다가 화재가 일어나고 나서야 뒤돌아봤다고 했습니다. “안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 주목 밖에 있었던 만큼 보호망 밖에 있었다고 뒤늦게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천호동 성매매업소는 2층이었다고 합니다. 2층짜리 건물에서 사람이 피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안전시설이 미비했기 때문 아니겠냐고 말합니다. “안전점검 노래 부르면서 대형건물만 검사한다. 낡고 작은 건물은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한 네티즌은 말했습니다. 어쩌면 건물 뿐만이 아닌지도 모르지요. ‘주목의 사각지대’가 낳은 사고, 언제쯤 그만 볼 수 있을까요. ‘e글중심(衆心)’이 네티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 어제의 e글중심 ▷ “나도 맞았다” 금메달리스트도 피할 수 없었던 스포츠계 폭력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네이버

“현재도 거주 중이지만 앞에만 지나쳐봤지 저 골목이 저렇게 낡은 골목일 줄은 몰랐다. 여러모로 좀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네ㅠ 하필 바로 앞 근처가 전부 2001아울렛 쇼핑몰에 로데오 거린데 골목 경계로 딴 세상인듯 하하호호 지나다니는 사람들 보면서 어떤 마음이었을까. 포주가 아가씨를 구하고 사망한 것도 참 안타깝다. 악역을 자처해도 결국은 동지였나 보다... 돌아가신 분들 명복을 빕니다... 생존자 분들은 하루 빨리 쾌차하셔서 새 인생을 사시기를...”

ID ‘1103****’

#네이버

“쉽게 몸 파는 일에 몸을 던지지는 않았을 게다. 저들이 운이 좋아 유복한 가정, 인자한 가족들 곁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으며 자라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떳떳한 직장을 가질 수 있었더라면 저런 열악한 환경에서 몸을 팔 이유가 있었을까? 소외계층으로 내몰린 이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성매매 업소로 향한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그대들을 밑바닥으로 내몰았던 사회를 대신해서 다음 생에는 이토록 비루한 최후를 맞지 않기를, 좀 더 행복한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며 애도를 표한다.”

ID ‘pete****’

#네이트판

“성매매업소는 왜 경찰에서 관리하는지 모르겠네ㅠㅠ 도대체 불법이요? 합법이요? 그리고 집창촌 가면 앏은 유리문 안에서 전기난로만 의지한 채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있는 거 보면 참.. 겨울에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안쓰럽더이다. 공사 현장에서도 전기난로 위험해서 히터만 사용하는데... 여성분들은 히터는 피부 망가진다고 잘 안쓰고... 안전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는곳.. 집창촌ㅠㅠ”

ID ‘deuk****’

#네이버

"노래부르듯이 리플레이 해놓고 정작 안전점검을 실시하는데는 죄다 규모 있는 대형 건물들이다.왜? 불나면 주목 많이 받으니까. 저런 오래된 건물, 소규모 건물들 누구도 신경 안 쓰고. 불나고 사람들 희생되어야 그나마 잠시 이슈가 되지. 그렇지 않으면 안전 점검 거의 안 한다."

ID'beau****' 

#다음 아고라

"고시원 사고로 7명의 사상자를 냈지만...몇 달이 지난 지금. 현실은 전과 동일. 잠시 언론에서 떠들뿐이다. 바뀐 게 뭐가 있을까? 남의 일처럼 잊혀지는 사고. 어느 고시원의 일상은. 불나면 어떻게 해요, 물어보면 죽어야죠, 하는 직원의 말을 들을 수 있다. 고시원에서 불 나면 무조건 도망가야 한다. 불 끌 생각을 하지말고."

ID '국수집아들' 

#다음

"여전히 위험 속에 사는데... 밖에 나갔더니 멀쩡한 길을 뒤집어 새로 보도블럭 깔고 있더라...예산 없어질까봐 길에다 돈 쓰지 말고 저소득층도 안전하게 사는데 썼으면.."

ID 'myouna' 

#다음

"벌집 쪽방 구조에, 스프링클러가 없기 때문에 , 그 사람들이 거기 사는거야... 만약 넓은 면적에 스프링쿨러까지 설치해봐... 한 달 월세가 얼마나 오르겠냐???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그 사람들이 그걸 감당할 수 있겠나??"

ID '한월'  

변은샘 인턴기자

지금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들입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원글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