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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때 다녔던 병원에 '첫 월급' 기부한 프로야구 신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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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박주성 선수(가운데)가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을 찾아 화상 아동 라카 군(오른쪽)에게 치료비를 기부했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박주성 선수(가운데)가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을 찾아 화상 아동 라카 군(오른쪽)에게 치료비를 기부했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어린 시절 화상 치료를 받았던 병원에 자신의 ‘첫 월급’을 기부한 신인 프로야구 선수의 사연이 알려졌다.

미담의 주인공은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박주성 선수다. 그는 과거 화상 치료를 받았던 한림대한강성심병원을 찾아 화상 치료를 받는 어린이 환자들에게 치료비를 기부했다.

박 선수는 지난 18일 한강성심병원 화상병원학교에서 개최된 화상아동 치료비 기부금 전달식에서 사회복지법인 한림화상재단을 통해 화상 치료비용 1000만원을 기부했다. 박 선수는 7세 때 생일파티 자리에서 미역국을 쏟아 얼굴과 어깨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당시 화상 범위가 넓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했던 박 선수는 화상전문병원인 한강성심병원에 매일 다니며 치료를 받았다.

어린 박 선수는 힘든 치료과정을 견디며 성장했다. 치료 초기에는 화상 상처를 콤플렉스로 여겨 숨기려 했지만, 치료와 재활을 거듭하며 상처를 극복해냈고  꿈이었던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 경기고 투수 에이스로 자라난 박 선수는 투구밸런스와 순간적인 힘이 우수한 우완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박 선수는 지난 10월 넥센 히어로즈의 1차 지명으로 입단 한 뒤 첫 월급이나 다른 없는 계약금의 일부를 병원에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박 선수는 한림화상재단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가 힘든 해외 화상 아동 라카(7)군을 만나 용기와 위로를 전하고, 피부이식 수술비를 지원했다.
인도네시아 소년인 라카 군은 축구선수를 꿈꾸고 있다. 목과 팔, 가슴 등 전신 50%에 3도 화상을 입었다. 화상 직후 전문적인 수술과 치료가 필요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한림화상재단과 한강성심병원은 지난 9일 인도네시아에서 무료진료를 시행하던 중 라카를 만나 상황을 파악하고 국내로 초청해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박 선수는 “화상은 후유증과 흉터를 크게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적절히 치료받아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조기에 적절히 치료받으면 나을 수 있는데, 경제적 어려움으로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안타까웠다. 이 기부금을 통해 화상을 입은 아이들이 용기를 내서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따뜻한 말을 전했다.

라카 군은 “화상 경험이 있으면서 나와 비슷한 장래희망인 운동선수의 꿈을 이룬 박주성 선수를 보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며 “용기를 내 씩씩하게 치료받고, 언젠가 박주성 선수를 인도네시아의 집으로 초대해 감사의 의미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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