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탁구 「힘의 유럽세」가 휩쓸었다 |세계탁구선수권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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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세계 녹색테이블의 철옹성을 구가하던 중국이 남자단체 8연패에 실패하고 만년 2위 스웨덴에 스웨들링 컵을 빼앗긴 가운데 제40회 세계탁구 선수권대회가 9일 폐막됐다.
한국은 지난 87년 뉴델리대회 때의 여자복식 우승을 비롯, 금1·은2·동메달1개에 비해 은메달1개가 부족한 금·은·동메달 1개씩을 따내는데 그쳤다.
게다가 한국의 유일한 금메달이 일반적으로 국가개념이 없이 선수들이 임의로 혼성팀을 구성, 출전하기도 하는 혼합복식에서 따낸 것이어서 종합성적이 질적으로 후퇴했다는 평가를 면키 어렵게 됐다.
더구나 서울올림픽에서 남자단식 금 (유남규) 은(김기택) 을 따냈었고 여자복식에서도 우승 (양영자-현정화 조)을 차지하는 등 금2·은1·동메달 1개를 따내「서울의 영광」을 누렸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유남규의 4회전 (16강 전)탈락, 유러-아시아 챔피언 김택수(김택수)의 8강 전 탈락에 이어 이들이 함께 출전한 남자복식마저 16강 전에서 탈락, 세계선수권대회 벽이 올림픽의 그것보다 훨씬 더 험난하다는 사실을 실감한 셈이다.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남자단체 5위가 지난 69년 뮌헨대회(4위)다음가는 호 성적이고 혼합복식 우승이 지난 대회 동메달 (양영자-안재형 조)에 이은 순차적 정상정복이었다는 점을 들어 명실상부하게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정도다.
한편 중국은 남자단체의 패배와는 달리 여자단체는 8연패를 무난히 달성했는가 하면 여자단식에서도 지난 대회 우승자인 「허즈리」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차오홍」이 북한의 이분희를 꺾고 우승, 79년이래 6연패를 차지했고 복식에서도 지난 대회 때 한국에 빼앗겼던 정상을 되찾는 등 세대교체에도 불구, 여전히 정상급임을 입증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대이상의 성과를 기록한 나라는 71년이래 18년만에 정상에 오른 스웨덴 외에도 사상 처음으로 「로스코프」-「페츠너」조가 남자복식을 석권한 서독을 꼽을 수 있다.
한국탁구 관계자들은『지금까지 한국은 중공을 목표로 해갔으나 앞으로는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국가, 그리고 이번 대회 여자단체 3위를 차지한 홍콩, 남자3위· 여자5외를 차지한 북한 등 탁구열강의 부상으로 정상의 길이 그만큼 멀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도르트문트=김인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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