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주장에 靑 강력 반박···"그는 조국과 독대한 적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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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관 비위 의혹으로 검찰에서 감찰 조사를 받고 있는 전 특감반원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와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비위 혐의자의 일방적인 진술”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19일 중앙일보에 직접 전화해 “김태우 수사관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내 말을 전해서 들었다는 얘기를 어떻게 기사로 쓸 수 있느냐”며 “내가 감찰을 지시하며 1계급 특진을 시켜주겠다고 했다는 건 확인되지 않은 비위 혐의자의 일방적인 진술이다”고 항의했다.

청와대는 18일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을 통한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민간인 사찰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조국 민정수석,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특감반장. 이 특감반장은 최근 ‘비위 의혹’으로 검찰에 복귀한 김태우 수사관의 직속상관이다. [중앙포토, 뉴스1]

청와대는 18일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을 통한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민간인 사찰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조국 민정수석,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특감반장. 이 특감반장은 최근 ‘비위 의혹’으로 검찰에 복귀한 김태우 수사관의 직속상관이다. [중앙포토, 뉴스1]

김 수사관은 전날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광풍이 불 당시 이를 잠재우기 위해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이나 암호화폐 관련자들에 대해 조사를 해서 보고서를 올리라고 했다"며 “박형철 비서관이 회식자리에서 수석님 지시라며 비트코인 업체를 처벌할 수 있을 만큼 보고가 되면 1계급 특진을 해준다는 말을 전해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수석이 직접 나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뿐더러 확인되지 않은 전언에 불과하다고 반박한 것이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수사관은 조국 수석에게 직접 보고할 만한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조 수석과 김 수사관이 독대한 적은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나와 김 수사관도 접촉이 거의 없어 한달에 한번 있는 회식자리에서 만났던 정도고, 지난해 회식 때 가상화폐 거래소 불법 문제가 있는 것 같아 ‘거래소 불법행위를 꼭 찾아보자’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북돋워 준 적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민정수석실 내에 있는 특별감찰반을 지휘하는 자리로 김 수사관의 상관이다.

박 비서관은 “김 수사관이 검찰의 감찰로 궁지에 몰리면서 말도 안 되는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수사관은 자신과 친분이 있는 건설업자 최모씨와 관련한 조사가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진행되고 있을 때 그곳을 방문했다”며 “김 수사관과 최씨 사이에 부적절한 문자를 주고받은 내용과 수시로 통화한 기록이 있는 상황에서 수사 정보를 물은 건 명백한 감찰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김 수사관이 특감반 근무 당시 야당 정치인에 대한 동향 보고를 작성한 적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을 내놨다. 김 수사관은 “야당 정치인과 언론사에 대한 동향 보고를 작성했다”며 “이를 이인걸 특감반장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비서관은 “김 수사관이 이인걸 반장에게 야당 정치인 동향과 관련해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 메시지는 정상적인 보고가 아닌 ‘지라시’ 수준의 정보를 자신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공유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인걸 반장은 그 같은 메시지를 받으면 김 수사관에게 ‘이런 것을 더는 하지도, 보내지도 말라’고 수차례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조국 수석은 전화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보도에 엄중히 항의하며 “1계급 특진과 관련해 박형철 비서관이 회식자리에서 그런 말을 농담으로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또 “김 수사관은 내 방에 들어온 적도 없다”며 “내가 말한 것을 박형철 비서관을 통해 들었다는 김 수사관의 ‘재재전문’을 보도한 건 매우 불쾌하다”고 밝혔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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