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석굴암 「통일대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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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족통일의 비원을 담은 불국사 석굴암의 「통일대종」이 완성되어 경주토함산 산마루에 그 웅자를 드러냈다.
21일 타종식을 가질 예정인 「통일대종」은 높이 3.93m, 지름 2.37m, 두께 0.24m,무게 6천 관으로 국내 최대의 종이다.
불국사주지 최월산 스님의 남북통일을 향한 발원으로 지난 87년 제작에 착수하여 여러 차례의 설계변경과 세 차례의 주조작업 끝에 완성된 이 종은 각계 전문가의 조언과 스님·신도들의 불심이 함께 하여 만들어졌다.
「통일대종」의 문양은 황수영 박사(전 동국대 총장), 설계는 염영하 박사(서울대명예교수), 조각은 이종우 교수(경희대)가 각각 맡았고 명문은 시인 이근배 씨가 지어 서예가 권창륜 씨가 글씨를 썼다.
종의 형식과 특징은 한국의 전통양식을 바탕으로 하고 현대적 감각을 조화시켰다. 전체 적으로는 유연함이 강조되었다.
종의 전면에 「통일대종」이라는 이름을 넣었고 좌측에는 이근배 시인의 종명을, 우측에는 종성을 썼다. 그리고 후면에는 「토함산 불국사 석굴암」을 새겼다.
종에 새겨진 문양은 비천상.「통일대종」은 석굴암에서 3백m정도 떨어진 토함산 산마루의 아자형 종각에 설치되었다. 이곳은 동쪽으로 동해에 이르고, 서쪽으로 불국사와 고도 경주에 닿는 곳이다. 일찍이 신라 문무대왕이 호국의 용신으로 남기 위하여 묻힌 동해의 해중능을 바라보고 있는 이 종은 오늘날 남북통일로 나라를 지키려는 원음을 울려줄 목적으로 조성됐다.
「통일대종」은 당초 88서울올림픽 때 그 첫소리를 세계만방에 알리도록 계획되었으나 워낙 대작불사여서 작업기간의 연장이 불가피했다.
불국사 측은 지난주 각계 전문가들을 초빙, 시타 행사를 가졌는데 종의 외형과 소리의 장중함은 성공적이라는 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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