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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수배자 모두 놓친건 허술한 정보망탓"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30일새벽 경찰의 현대중공업파업 진압작전에는1만5천병력과 해군함정·헬기까지 동원돼 근로자를 상대로한 경찰작전으로는 사상최대규모였으나 정작 농성본부내 연행자는 단2명뿐이였고 그나마 장기농성에 지쳐 술을 마시고 취해자던 근로자여서 주위에서는 경찰이 「모기잡는데 미사일을 쏜 격」 이라는 사후평.
유조차 폭발방지용 화학탄,진압전경용 방탄조끼등 특수장비까지 준비한 경찰이 정작 근로자쪽 동태파악을 소홀히 해 사전영장발부자·수배자를 한명도 검거못한 것은 허술한 정보판단력 탓이 아니냐는 지적도.

<「눙성자 매도」주민빈축>
○…30일새벽 농성장을 빠져나간 현대중공업파업지도부등 6백여 근로자들이 근처 오좌불독신자숙소에서 2차농성에 들어가자 회사측은 기다렸다는듯이 「오좌불은 어떤 곳인가」 라는 제목의 16절지 3장분량의 유인물을 보도진에 배포,『이곳은 불법폭력세력들의 거점으로 경찰의 손이 미치지 못할 정도의 치안부재지역이자 무법천지』 라고 의도적인 홍보공세.
회사측은 유인물에서 특히 『오좌불숙소의「폭력세력」들은 대낮에도 고스톱을 벌이고 술에 취해 싸우는가하면 노상방뇨·오물로 악취가 심해 주민들이 회사측에 조속한 폐쇄조치를요구하고 있다』 고 주장함으로써 총각사원이 중심이된 농성근로자들을 상식이하의 무뢰한인 것처렴 일방적으로 몰아세워 근로자·주민들로부터 빈축.

<「무혈인역」 만촉한듯>
○…노조간부 폭력사건이후 어떤 식으로든 현대와 관련지어지는 것을 원치않았던 경찰은 30일새벽 막상 현대중공업에 진압작전을 펴면서도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마지막까지 오락가락 경찰이 강제진압한다는 소식을 들은 파업주도 근로자들이 H아워 3시간50분전에 이미 오좌불숙소로 빠져나간 뒤 「무혈입성」 한 것에 너무 만족(?)했는지 조종석치안본부장은 이날 오전6시30분쯤 『수배중인 주도근로자들을 잡아야한다는데는 변함이 없지만 만일의 불상사를 우려해 숙소에 대한 강경진압은 안할방침』 이라고 강조했다가 6시간만에 번복,최루탄까지쏴대며 강제진압.

<"진압불가피" 강조급급
○…현대중공업사태 해결의 주무부서인 노동부와 울산시는 경찰력투입으로 급한불이 일단 꺼지자 바로 공권력개입의 불가피성을 해명하고 나와 사태의 정상화를 끌어내지 못한 행정능력의 한계를 호도하려는인상.
노동부는 본부에서 특열지도반을 5차례 파견하는등 조정을 시도했으나 대기업인 회사측에 노동행정력을 행사하지 못했고 노·노갈등 해결을위한 노조집행부 재구성에도 실패하는 한계를 노출.
또 울산시는 파업지도부인 이원건씨측에 『임시총회소집권자 지명신청을 하면 3일안에 지명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가 막상 신청서를 내자 『이씨가 범법자여서 안된다』 고 번복하는등 난맥상을 보여 결국 사태해결에 실패.
노동부관계자는 『노·노·사 3자간 갈등이 얽혀 정부는 물론 국회나 시민중재단의 노력도 허사에 그치지 않았느냐』 고 애써 경찰투입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며『노조및 조업정상화에 전력을 다 쏟겠다』 고 뒤늦게 기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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