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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당 인기 중간 평가" 동해 재선거|「1석」차원 넘어 봄 정국 주도권 겨냥|지원부대 파견 등 당력 총동원 필승 「표밭같이」|달아오르는 열기…각 당의 전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예상후보>홍희표(민정)|금숙원(평민)|이관형(민주)|이홍학(공화)|지일웅(무)
중앙정치무대가 문익환목사의 방북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바람에 관심밖에 놓여있던 동해시의 재선거가 여야후보들의 등록과 더불어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다.
동해재선거에 임하는 각 당의 전략은 매우 대조적이다. 당선가능성을 넘보는 민정·민주양당은 동해재선거를 단순히 지역구 1석을 채운다는 차원을 넘어 당의 이미지와 역량을 과시하는 거당적 선거로 몰아가려는데 반해 승산을 크게 계산하지 않는 평민당 등은 의미부여를 별로 않고 있다.
민정당과 민주당은 중간평가가 취소된 시점에서 열리는 이 선거를 중평의 축소판으로 보고 있다. 비록 동쪽 외곽도시의 선거지만 끊임없이 저울질해대는 4당의 지지판도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선거운동과정에서 5공 청산 등 6공 1년의 정치적 행태가 이슈로 제기될 것이므로 국민들에게 어떻게 투영됐는가를 가름하는 「중간선거」적 성격을 띠게되는 것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정당은 선거무효판결 직후 속전속결의 채비를 갖춰 달려나가고 있다. 여기에 중간평가취소로 「닭 쫓던 개」격의 공격목표물을 잃은 민주당은 전략공백을 메운다는 자세로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지역기반열세와 인물난의 2중고를 겪었던 평민당은 신인을 투입해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쪽을 택했고, 공화당은 재선거판을 벌여준 선거무효소송당사자인 김형배씨를 민정당에서 빼와 출마시키려다 실패하자 결국 지난번 선거주자를 다시 내세웠다.
민정당은 장내의 여소야대에서 겪은 수모를 씻어내고 특위정국이후의 주도권을 잡는다는 의욕을 갖고 전력을 투입하고 있다. 선거전이 다시 벌어진 것 자체가 당내의 교통정리 실수에다 짜임새 없는 운영 탓 인만큼 구겨진 당 체면을 살리는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민정당이 나름대로 자신감을 갖고 달려드는 것은 여권강세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 지난 대통령선거 때 노 대통령이 60%를 올렸고, 총선 때는 당시 무소속의 홍희표씨(33%)와 민정의 김형배씨(32%)등 1,2등 한 여권후보의 득표율을 합하면 65%라는 기록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선거무효 소송을 걸어 재선거까지 몰고와놓고 주저앉아 버린 김형배씨의 우스꽝스런 불출마선언 자체가 홍씨를 편하게 만들어 호조건의 국면을 다지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민정당은 무소속 영입자인 홍씨를 공천하면서 김씨의 반발 무마를 선거전략의 1단계로 삼을 만큼 신경을 썼는데 김씨는 공화당 공천설도 있었으나 무슨 까닭인지 주저앉아 버렸고 조직까지 넘겨줬다.
민정당은 김중권 사무차장을 팀장으로 하는 지원 실무팀을 파견, 전위원장 김씨로부터 넘겨 받은 조직을 다져주고 자금지원도 지난 4·26총선 최고수준을 웃도는 실탄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박준규대표를 비롯, 당직자·전국회의원을 투입, 전력투구할 전략이다.
그러나 남양홍씨와 삼척김씨의 문중싸움에다 원색적 비방을 벌였던 총선의 후유증을 얼마만큼 극복할 수 있느냐가 승리의 변수로 나타나고 있다. 홍씨가 지구당위원장을 차지한 것이 지난2월l7일로 짧다는 점과 강원도에 일고있는 야성 정치바람이 극복과제다.
민정당의 단기 기승전에 맞서 제일먼저 진용을 갖춘 쪽은 야3당 중 민주당. 중간평가대신 공격목표물을 이곳 선거판으로 잡은 민주당은 노정권의 5공 청산의지부족과 국정관리 능력미흡을 집중 공략해 「축소판 국민투표」로 몰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또 지난번 예상 밖의 전과(14석 중 3명 당선·무소속 1명 입당)를 얻어 점화시킨 강원쪽의 민주당 붐을 넓히겠다는 생각이고 이 선거에서 이겨 4당구조의 인기판도를 압축·확인시켜 주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욕이다.
재선거판결즉시 이관형위원장(11대의원)을 공천자로 결정하고 중앙당에 별도로 서석재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동해선거대책위를 발족시키는 「총감독체제」로 나서고 있다.
김영삼총재가 4월1일 대규모 지원단을 이끌고 현지에 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선거전일까지 부총재급을 반장으로 소속의원전원을 뛰게 하는 6개의 지원반을 교대로 투입, 「융단폭격」한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청문회스타들도 지원반에 동원되고 있다.
이 후보는 지역구를 왔다갔다(동해→강릉)하고 대통령선거 때 평민당쪽에 있었던게 약점이 되어 12대에 이어 13대를 놓쳤으나 이번엔 만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5공 청산문제를 어떻게 선거 이슈로 격상시키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투표성향이 변할 것을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문익환목사건에 대한 이지역의 전반적 거부반응이 일단 5공 문제를 이슈화하는데 도움이 안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화당은 강원도의 오랜 인연의 맥을 총동원한다는 전략아래 구체적인 득표전략을 짜고있다.
고향을 안떠났다는 토박이임을 내세우는 이홍섭씨(동해상공회의소회장)를 뒷받침하기 위해 12대 때 동해-삼척-태백을 묶어 당선됐던 김효영 전당대회의장이 대책위위원장을 맡고, 인근 강릉의 최각규 총장이본부장을 맡아 진용을 갖췄다.
평민당은 정국운영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는 의미에다 강원도의 교두보확보라는 측면에서 적극 대처해야한다는 주장에 따라 한때 당내 강원창구인 박영록 부총재를 내세우려했으나 아직 「강원 콤플렉스」 극복이 시기상조이며 자칫 의미를 부여할수록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최당의원 보좌관인 김숙원씨를 공전했다.
김씨는 동해의 북평중고 출신으로 현지에선 별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 핸디캡이나 유신시절 투옥 등 중앙정치판의 재야활동경력을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 지난번 평민당으로 나섰던 지일웅씨가 무소속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지씨는 7대 때부터 출마한 경력을 갖고 있다.

<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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