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자생식물 신나무, 비타민C보다 항산화 효능 뛰어나"

신나무 [사진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

신나무 천연림 전경 [중앙포토]

국내 자생식물로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인 신나무에 비타민C보다 항산화 효능이 뛰어난 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단풍나무·복분자딸기·신갈나무 등 국내 자생식물 62종의 화학적 성분을 분석해 생물 종의 특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식물 종에 함유된 항산화 물질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5년부터 건국대 이충환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조사는 단풍나뭇과, 자작나뭇과, 참나뭇과, 콩과, 국화과, 장미과 등 6개 과에 속하는 62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항산화 물질로 알려진 퀸산, 갈릭산, 쿼세틴, 카테킨 등 16개 물질이 이들 6개 과의 식물을 구분할 수 있는 대표 물질임을 확인했다.

퀸산과 갈릭산 등 13개 물질의 경우 단풍나뭇과와 자작나뭇과, 참나뭇과 식물에서 다른 나머지 3개 과식물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함량을 나타냈다.
카테킨은 국화과 식물에서, 쿼세틴은 자작나뭇과 식물에서, 캠페롤-7-루티노사이드는 참나뭇과 식물에서 높은 함량을 보였다.

자생식물 62종식물의 항산화 효능 비교(왼쪽)와 6개 과별 항산화 효능 비교 그래프 [자료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또 단풍나뭇과와 자작나뭇과, 참나뭇과에서 항산화 물질이 높게 분포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항산화 물질로 알려진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쿼세틴 유도체와 캠페롤유도체 함량이 콩과나 국화과, 장미과 식물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단풍나뭇과 식물에 속하는 신나무에서는 비타민C보다 항산화 효능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메이플렉신(maplexin) 계열의 물질도 확인됐다.

신나무 [사진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

수액 채취를 위해 신나무에 구멍을 뚫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적 저명학술지인 몰레큘스(Molecules)와 플로스원(PLOS ONE) 등에 게재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식물의 화학적 분류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식물의 화학적 분류는 식물이 가진 화학적 성분을 분석, 이를 바탕으로 식물 간의 유연관계, 근연관계를 밝히는 식물 분류의 한 방법이다.
식물의 화학적 분류에서는 식물체 내에 있는 대사체를 분석하게 된다.
대사체란 생물의 생명 유지 활동에 관계하는 물질을 말하는데, 분자량이 1500 이하인 물질을 말한다.

서흥원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 활용부장은 "이번 연구처럼 식물이 가진 고유한 화학적 성분을 분석하면 식물을 분류하고 유용성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자생식물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