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영향?.. 충남도정 신뢰도 급격히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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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충남 도정에 대한 신뢰도가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사건이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내포신도시에 조성된 충남도청 전경. [중앙포토]

내포신도시에 조성된 충남도청 전경. [중앙포토]

충남도 도민 설문조사, 도정 신뢰 응답률 8%포인트 하락 #대기환경 만족도도 5.6%하락, 화력발전 등 영향인듯

7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4월 13일부터 5월 9일까지 '2018 충남 사회지표 조사'를 실시했다. 만 15세 이상 65세 이하 도민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였다. 그 결과 도정을 신뢰한다는 답변이 11.6%로 지난해(19.6%)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도정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도 11.5%로 전년(17.7%)보다 6.2% 포인트 떨어졌다.
안희정 전 지사의 여비서 성폭력 사건은 지난 3월 5일 JTBC 방송을 통해 처음 불거졌다. 충남도의 한 간부 직원은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의혹 사건이 불거지면서 충남도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며 “그 결과가 이번 조사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비서에 대한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 하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무죄를 선고 받았다. [연합뉴스]

비서에 대한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 하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무죄를 선고 받았다. [연합뉴스]

도정에 대한 인식의 또 다른 지표인 충남의 주요 정책에 대한 인지도는 9.2%로 전년보다 소폭(1.1% 포인트) 상승했고, 도정 참여 효능감은 1.2% 포인트 떨어진 전년과 비슷한 수준(11.9%) 이었다.
환경 체감 조사 항목에서는 만족 비율이 33.8%로 전년(35.6%)보다 1.8% 포인트 떨어졌다. 토양·수질·거주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지난해와 소폭 오르거나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매연·먼지·오존경보 등 대기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30.1%에서 24.5%로 5.6% 포인트나 하락했다.

대기환경 만족도가 낮아진 것은 화력발전소 가동에 따른 미세먼지 발생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보령·서천·당진·태안 등 충남 서해안 4개 시·군에는 국내 화력발전소 53기의 약 절반인 26기(전체 발전량의 47.2%)가 있다.

충남 보령시에 있는 화력발전소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중앙포토]

충남 보령시에 있는 화력발전소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중앙포토]

또 도민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조사한 결과 60세 이상 고령 근로자의 비율이 전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2만1000명으로, 전체 경제활동자(47만8000명)의 46.2%에 달했다. 이는 전년보다 2.9%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전국 평균(39.9%)보다 5.7%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근로여건에 대한 만족도는 23.7%로, 전국 17개 시·도 중 1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도 관계자는 "농업에 종사하는 60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높다 보니 근로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도내 노령화 지수(14세 이하 유소년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고령 인구를 나타내는 비율)는 123.8%로 전년보다 5% 포인트 상승했다.

도는 도민 삶의 질, 생활상, 주거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 정책 개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2012년부터 사회지표 조사를 해 오고 있다.

홍성=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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