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원 거취 지지·비판 교차 민정|"대화로 정국푸는데 악영향" 평민|"새 유형의 친인척 비리 활개" 민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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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언론이 운신 폭 줄여>
○…정호용의원이 23일 『물러날 수 없다』며 정면 대응을 하고 나오자 민정당내에는 지지와 비판의 시선이 교차.
주로 군 출신과 대구·경북출신들이 지지론자들은 『정의원 얘기는 구구절절 맞는 얘기』라며 『야당측에 한번 밀리면 계속 밀린다는 견해에 동감한다』는 의견.
반면 비판론자중 서울 출신의 한 의원은 『신문에 그렇게 활자화시켜 놓으면 정의원 본인은 물론 노태우 대통령과 여권의 운신의 폭이 줄어들지 않느냐』며 『정의원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정치력이란 점에서 볼 때 미흡했다』고 지적.
한편 24일 고위당정회의에 참석하고 온 박준규대표·이종찬총장·김윤환총무는 『회의가 2시간 넘게 진행됐지만 정의원 얘기는 「정」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부인.

<연설문 입수토록 지시>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24일 최근 육사졸업식에서 일어난 일에 관해 당 소속 국방위의원들로 하여금 정확한 정황을 알아보고 육사교장의 연설문을 입수토록 지시.
김총재는 『신문에 나타난 내용들을 종합해 보더라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이는 대화로써 정국을 풀어가려는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했다고 이상수대변인이 전언.
한편 문동환 부총재는 정호용 의원(민정)이 희생양이 될 수 없다며 공직사퇴를 거부한데 대해 『그는 현지에 있었고, 상황을 알았고, 그가 훈련시킨 군인들이 일을 저질렀고, 지휘체계가 이원화되어 있었으므로 책임이 있다』고 주장.
이상수 대변인도 『정의원의 발언은 오만하다』며 『지금이라도 정의원은 역사 앞에 반성해야한다』고 논평.

<김·금씨 영향력 성토>
○…중평연기·북방정책 등 노정권의 고위정책결정에 김복동(처남) 금은호(동서) 박철언(최고종)씨 등 노대통령의 친·인척이 막후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에 대해 야당측은 『새로운 유형의 친·인척비리가 있었다면 6공때는 그보다 세련된 듯한 「고급」의 친·인척 비리가 활개치고 있다』며 『지난번 내각개편에서부터 총무처장관, 관광공사사장, 감정원장 임명 등이 모두 그들의 작품』이라고 주장.
김정길의원은 『노대통령의 핵심공약 중 하나가 친·인척 비리를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상기시키고 『야당도 이제는 민정당 보다 친·인척들과의 채널을 마련해야 제대로 대여협상을 할 수 있을판』이라고 비아냥.

<여서 해결 은근히 기대>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24일 정호용의원 사퇴문제와 관련해 『남의 집안이 끓고있는데 옆에서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부채질하는 꼴』이라며 외견상 뒷짐.
그러나 김총재는 『정의원 사퇴가 불가능해지면 수용할 수 있겠느냐』며 『여당에서「설득력 있는 해결」을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것 같으니 지켜보자』고 은근히 기대.
김총재는 정의원 축출을 위한 김복동씨와의 합작설을 부인하면서 『사인이니 공인이니 하는 것보다 기자가 그에게 물으니 사인으로서도 의견은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정의원 문제를 여권내 파워게임으로 묘사한 언론보도를 아무 주관없이 냉정하게 읽었다』고 대답.

<인사개입설 극구 부인>
○…홍성철 대통령비서실장은 23일 오후 모처럼 출입기자들과 만나 김용래 총무처장관은 누가 천거했느냐는 물음에 『내 자신 천거한바 없고 평소에도 인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해 항간에 나돌고 있는 비서실장 추천설을 부인.
홍실장은 또 노태우 대통령이 김복동·금은호씨 등 친·인척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다는 얘기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은 항상 신중하게 인사를 하며 첫째 인내, 둘째 슬기로운 판단, 셋째 결단의 큰 원칙을 가지고 통치하며 큰 귀로 여러사람의 얘기를 귀담아 듣는다』고 설명.
홍실장은 또 김복동씨가 광주사태 관련자들의 공직사퇴 등을 외신기자 회견에서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대통령은 친·인척들이 일부러 공직 등을 못 갖게 하고있으며 친·인척들도 자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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