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의업체 직원 8000명 한꺼번에 홍콩 포상 여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일본의 한 중소기업 여사장이 벌인 '화끈한 잔치'가 일 경제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여성용 내의업체 '샤루레'의 미쓰야 유코(三屋裕子.48.사진) 사장. 미쓰야 사장은 7일 "전국의 대리점 판매원 중 우수한 실적을 거둔 8000명을 내년 2월 회사 경비로 떠나는 단체 홍콩 여행에 초대한다"고 밝혔다. 이 여행을 주관하는 일본 여행사 JTB에 따르면 "한꺼번에 8000명을 데려가는 기업 차원의 '위로 여행'은 듣도 보도 못 했다"며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놀라워했다.

지난해 사원 여행 등 일본 내 법인 차원에서 홍콩을 방문한 건수는 1000개사 8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회사당 평균 85명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평균의 100배에 가깝다.

이 회사는 과거 거품경제가 최고조에 달했던 1988년께부터 2000명 단위로 포상 여행을 실시한 적은 있었지만 실적 악화로 수 년 전 이를 중단했다.

일 재계는 "경기가 크게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미쓰야 사장은 대단한 배포의 소유자"라고 입을 모았다.

'8000명 여행'을 결심하게 된 동기에 대해 미쓰야 사장은 "단순히 포상 성격의 여행이라기보다 샤루레가 얼마나 배포가 큰 회사인지를 사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한 잔치"라고 설명했다.

아직 구체적인 여행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고 경비의 규모도 산출되지 않았으나 벌써 홍콩 관광국은 입이 찢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8000명이 홍콩에서 뿌릴 돈의 규모가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홍콩 관광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이 주최하는 '포상 여행'의 경우 기업이 여비를 대기 때문에 초대된 여행객들은 쇼핑 등에 돈을 많이 쓰게 마련"이라며 "일반 여행객보다 1.3~1.5배 더 많은 돈을 쓸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 샤루레=고베(神戶)가 본거지인 여성용 내의업체로 1975년 설립돼 현재 오사카 증권거래소 2부에 상장돼 있다. 자본금 4억8000만 엔에 지난해 매출액이 611억 엔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19만 명의 '개인 대리점' 운영자를 거느리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인 미쓰야 사장은 일본 국가대표 배구선수 출신으로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출전한 경력이 있다. 2004년 6월부터 사장을 맡아 공격적 경영을 해 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