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개혁 실책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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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경외신종합=연합】「리펑」(이붕)중국수상은 20일 북경의 인민대회당에서 개막된 제7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2차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은 인플레 등으로 전례 없는 경제난에 봉착, 개혁과정에서 지도부의 실책이 있었음을 시인하는 한편, 최근 티베트에서 발생한 반 중국시위와 이에 관련한 외세의 개입에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수상은 최고실권자「덩샤오핑」(등소평)이 예상외로 불참한 가운데 행한2시간 여의 연설에서 중국의 인플레가『지난해 무려 18·5%에 달해 인민의 생활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고 지적하면서『우리는 경제난 타개를 위한 강력한 행동과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실패했다』고 경제실책을 시인했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자오쯔양」(조자양) 총서기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지도층은 그 동안 경제개혁정책 수행 등을 둘러싸고 상층부의 갈등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 수상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정부가 긴축 경제정책을 추진한다고 해서 결코 개혁의 중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 중국이 경제개혁을 계속 밀고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외부문에 언급, 미국이 중국내정에 간섭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티베트인의 정신적 지도자「달라이·라마」가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하는 입장을 취할 경우 협상에 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수상은 인민들이 정부의 활동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강조함으로써 이번 대회에서 일반국민들의 대 정부소송 등을 허용하는 획기적인 민권강화조치를 실현시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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