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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9단, 조왕위 누르고 1승 따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 촌의 바둑팬 김긍배씨 집 특별 대국에서 열린 제 23기 왕위전(중앙일보사 주최)도전7번 승부 제3국에서 도전자 서봉수 9단이 2백44수만에 백을 들고 왕위 조왕위 9단을 불계로 이겨 첫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두 기사의 전적은 조왕위가2승, 서 9단이 1승씩.
이날 대국에서 서 9단은 제1국때와 같이 초반에 흉내 바둑을 두어 나가다가 백68의 강수로 승기를 잡았다.
오후 10시55분까지 진행된 이날 대국은 LA한국 기원에서 김수영 6단이 해설했다. LA바둑 팬들은 밤늦도록 대국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모처럼 수준 높은 바둑을 즐겼다.
조왕위· 서봉수9단· 김수영 본사 해설 위원· 김성동 본 보관 전기자 등 왕위전 일행은 21일 오후 귀국한다.

<「흉내 바둑」으로 시작>
백을 잡은 도전자 서봉수9단은 예상대로 흉내 바둑으로 조왕위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사실 서9단의 흉내 바둑은 역사가 있는 것으로 그는 제15기 왕위전때 집백으로 필승의 신화를 이미 창조한바 있다.
서9단은 제2국 때와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대단한 투혼을 발휘, 승부사인 그의 본령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는 휴식 시간엔 얼굴에 얼음찜질로 정신을 가다듬는 등 이번 3국만은 기어이 이겨야 한다는 필승의 신념에 가득차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서9단은 지금까지 외국에서 두는 바둑에 약하다는 징크스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징크스를 없애려는 의지가 대단했다.
서9단은 초반 흉내 바둑으로 일단 발빠른 「조제비」의 포석을 무력화시키고 중반전에는 난타전으로 일관, 귀중한 1승을 따냈다.
서9단은 백54와60, 62로 강렬한 수를 두었고 특히 백68로 이단 젖힘한 것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이 수는 검토 실에서도 미처 발견 못한 천하의 명점으로 결국 이번 대국의 승리 착점이 됐다.
한편 이에 맞선 조왕위는 흑163 등으로 마지막 카드를 내놓는 등 사력을 다했으나 종반 우변 대마를 겨우 두집으로 살려, 이미 기운 판세를 역전시키지는 못했다.
서9단의 이번 명국으로 앞으로 남은 왕위전 결승 대국은 예측을 불허하게 됐다. 【김수영 6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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