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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교육문제에 의원들 한숨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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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3일 국정감사에선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던 서청원 의원과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통합신당 천용택 의원 간의 묵은 감정이 폭발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연대해 통합신당을 '왕따' 놓는 현상은 여전했다. 강남 지역 교육문제에 대해선 여야 의원들이 한숨만 지었다.

◇ 서청원 대 천용택=국방부 국감에서는 군내 인사 편중 논란의 책임을 놓고 서청원 의원과 천용택 의원이 고성과 욕설을 교환했다.

상황은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이 "군내 인사 편중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국방부에 자료를 요청했는데 3급 비밀이라며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따지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국방부 장관 출신인 千의원이 "편중 인사는 1970, 80년대 일인데 아직도 편중 인사를 따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순간 徐의원이 "千의원이 국방부 장관하던 DJ정부 때 다 망친 것"이라고 한마디 던졌고, 千의원이 "그거 진담으로 하는 소리냐"며 맞섰다.

다시 徐의원이 "장관 지낸 지가 얼마나 됐다고 당신이 나서고 그러느냐. 지난 대선 때 김대업이 갖다가 공작이나 하던 사람이 가만히나 있지 왜 나서느냐"고 공격했다. 千의원은 얼굴을 벌겋게 붉히며 "당 대표까지 한 사람이 그렇게 경박스러우냐. 당신이 한 말 책임질 수 있느냐"고 맞받아쳤다.

장영달 위원장은 "서운한 게 있으면 국회에 가서 하자"며 서둘러 정회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에서 통합신당으로 당적을 옮긴 장영달 위원장에게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당적 변경에 대해 왜 양해를 구하지 않느냐"고 따지며 위원장과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 '신(新) 맹모삼천'="차라리 과거에 강남으로 옮겼던 학교를 다시 강북으로 환원하는 방안은 어떨까요. "(민주당 이재정 의원)

"연구는 해 보겠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유인종 서울시교육감)

서울시 교육청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감은 집값 폭등을 야기한 강남 지역 교육 문제를 놓고 씨름을 벌였다. 70년대 허허벌판이었던 강남으로 옮아갔던 학교를 다시 강북으로 옮기자는 제안이 나온 것이다.

강남으로 위장 전입하는 중.고교 학부모에게 벌금을 물리거나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이 나오기도 했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의원은 "서울대 진학률을 비교해 보면 강남 지역 모 고교의 경우 2.43%였으나 강서 지역의 학교는 0.21%에 불과하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강남 학교로 가려는 '신 맹모삼천' 현상이 나오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 설훈(薛勳)의원도 "지난해부터 강남구가 강남교육청을 통해 학교에 지급하는 교육경비 보조금이 74억7천여만원이나 돼 같은 기간 동부교육청의 보조금보다 무려 5백15배나 많았다"고 했다.

강홍준.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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