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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금리 올렸지만 중립금리에는 못 미쳐"...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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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 1.5%에서 25bp인상해 1.7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에 아직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한 번 금리를 인상하긴 했지만 통화정책 기조는 아직 완화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본관 한은 기자실에서 열린 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본관 한은 기자실에서 열린 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통위에서도 두명이 금리 동결 의견을 냈다. 금통위 내에서도 이론 적지 않은 거 같은데 과연 경기 하강국면에서의 인상 바람직한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성장이 이어지고 물가가 목표수준에 근접해간다고 예상한다면 통화정책 완화 수준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일관되게 밝혔다. 경기 판단이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하는 판단은 상당히 조심스러워야 한다. 내년에 여러가지 불확실 요인, 어려운 요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교역 시장이 크게 위축되진 않을 것이다.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펴서 경기 활성화를 도모할 것까지 감안해보면 약 2%대 성장세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강국면 여부에 대한 판단은 조금 더 있다가 해야 할 것이다.
이번 금리 인상이 금융불균형 해소에 얼마나 기여한다고 보는지?
금융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선 통화정책 외 다른 정책도 같이 가야 한다. 지금 정부가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하고 있고 주택시장 안정 대책도 펴고 있는 상황이라서 소폭이나마 기준금리를 조정한 것은 금융안정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융불균형을 보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가계부채 상황에 대한 지표를 가장 눈여겨 본다. 또 부동산 시장이라던가 하는 특정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은 없을 것인지,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정도가 어떻게 바뀌는지 등을 눈여겨 본다.
현재 기준금리는 한은 추정하는 중립 금리와의 격차가 어느정도나 되나
중립금리에 대한 판단은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추정모형을 어떻게 하느냐, 전제를 어떻게 까느냐 하는 여러 상황에 따라서 결과가 많이 차이나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여러가지 지표 통해 판단해보면, 이번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에 아직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한 번 금리를 인상하긴 했지만 통화정책 기조는 아직 완화적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미국이 금리를 또 올린다면 향후 한미 양국간 금리차가 확대될텐데. 이 경우 금리를 또 올리 수 있겠나.
우려대로 다음 달 미 연준이 금리인상 할 것이라고 하는 기대가 높다. 그러면 양국간 정책금리 역전폭이 확대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양국 금리차가 75bp까지 벌어진 상황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 흐름은 안정적인 모습 보였다. 앞으로도 가까운 시일 내에 자본 유출이 있을 거라고 크게 우려하진 않는다. 다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 때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점은 염두에 두고 있다.
투자부진이 최근 계속되고 있고 소비자 수출도 둔화 우려 나오고 있어. 내년 우리 경제 성장동력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하는지.
대외리스크가 커져서 그에 따라 소비자들과 기업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위축된 게 사실이다. 내년에도 우리 경제는 수출과 소비가 중심이 돼서 지금같은 성장흐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경제 성장세가 큰 폭으로 꺾인다고 보긴 어렵고 여기에 힘입어서 수출이 증가세 이어갈 걸로 보고 있다. 또 재정정책 확장적으로 운용되면서 소비도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건설투자 같은 경우 조정 불가피할 걸로 보이지만 수출과 소비가 꾸준한 증가세를 우리 경제 상당수를 견인할 것으로 본다.
작년 금리인상 때도 소수의견 한 명 있었고 올해는 두 명이나 된다. 일치된 의견이 중요한 것은 아닌지.
소수의견이 자꾸 나오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매우 크면 상황을 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이는 다른나라 중앙은행도 마찬가지다. 대내외 불확실성 클 때는 의견이 엇갈리고 소수의견도 자주 나오고 한다. 이상하게 볼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영업자 관련해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자영업자 포함된 서비스업 구조조정 시작됐다. 단기적으론 아픈 일인데 어떻게 보는지
상당히 아픈 질문이다. 사실상 서비스 뿐 아니라 구조조정이라고 하는 것은 단기적으론 고통을 수반하는 게 사실이다. 저희들이 우리 경제를 걱정할 때 늘 하는 말이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 잠재성장동력이 자꾸 낮아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점이다. 우리 성장 동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그 해답은 또 생산성 향상에서 찾아야 한다. 생산성 향상 위해선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비효율성을 걷어내고, 우리 경제의 취약성 없애는 것이 필요하단 얘기다. 그러나 구조조정은 늘 고용 문제와 직결된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실업이나 탈락 기업에 대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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