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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들 "5공 권력 희생양" 주장|5공 특위 청문회 증언 내용 속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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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야 3당만의 부실 기업 청문회 첫날인 16일 5공 권력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는 김철호 (전명성)·양정모 (전국제)씨와 유신 때 당했다가 5공 권력 앞에 다시 좌절했다는 권철현씨 (전련철) 등 3명을 증언대로 불러 5공 권력 심부의 실상을 추적했다.
17년2개월의 징역형을 받고 복역 중인 상태에서 증언에 나선 김씨는 명성 해체의 최고 책임자에 대한 질문에 『이규동씨 (전두환씨 장인)가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이씨와 관련된 루머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다』고 항변 조로 호소. 그는 『세무 사찰을 한 안무혁 국세청장 배후에는 이학봉 당시 청와대 민정 수석 비서관이 있었다』고 이씨 관련설을 씻기 위한 것으로 「괴씸죄」에 희생됐다고 주장.
이날 5공 친인척 세도의 핵심인 이규동씨는 김씨에 의해 난타 당한데 이어 권씨에게는 「이권을 밝혔다」는 쪽으로 비난 대상.
권씨는 『연철을 다시 찾기 위해 이씨를 만나 부탁하니 「돈을 얼마 낼 거냐」고해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 이씨의 이권 개입설을 부각.
이날 명성의 용인 CC 골프 회원권이 노태우 당시 체육장관 등 5공 초기 고위 공직자의 뇌물용으로 쓰여지지 않았느냐는 심완구 의원 (민주)의 추궁에 김씨는 『기억이 잘 안 난다. 깎아준 적은 있으나 그냥 준 것은 없다』고 수뢰 의혹을 부인.
김씨가 날짜·숫자를 정확히 기억, 답변하면서 골프 회원권 문제에선 주춤해 김동주 의원 (민주) 등이 계속 몰아붙이자 김씨는 노 당시 체육 장관과 같은 날 취득한 것으로 돼 있는 이영호 체육 차관의 경우 『시가 (8백40만원) 보다 깎아 처음 분양가 (3백만원)로 주었다』고 후퇴.
이날 청문회는 야 3당만의 반쪽 청문회인데다 인수 측과 정책 결정자들이 안 나와 일방적 증언의 한계를 가졌고, 야 3당간의 지역성과 이해 관계까지 얽혀 혼선.
평민당 측은 명성 김씨 (전주 출신)의 「억울함」을 부각시켰고 민주당 측은 부산 출신 양·권씨 피해에 상대적으로 중점. 또 명성인수기업인 한국화약의 김승연 회장의 삼촌인 김종식 의원이 특위에 포진한 공화당 측은 김씨의 권력 유착 혐의에 집중. 김씨를 놓고 벌인 평민·공화당 측의 접근 자세에 대해 특위 내부에서도 『명성과 한국화약의 대리전 같다』는 혹평까지 나오는 양상.

<변강우씨 증언>
◇임춘원 의원 (평민) 신문
-이철희씨를 알게 된 경위는.
『서울대 법대 동창생인 김수철씨 (장영자씨의 전남편)가 소개해 81년2월초 이씨를 만났는데 자신이 특수 자금을 만지는데 건전한 기업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특수 자금이란 정치 자금인가.
『해석하기 모호했다.』
-이씨가 어느 정도 자금을 갖고 있다고 했나.
『5백억원 정도 지원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밀 유지를 요구하지 않았는가.
『이씨는 이 비밀이 누설되면 공영 토건 뿐 아니라 나의 신상에도 좋지 않으니 조심하라고 했다.』
-장영자씨를 만난 것은.
『이씨의 소개로 3∼4개월 후 만났다. 장씨는 자기 남편이 사회적 신분·경륜으로 그런 자금을 관리하니 잘 활용하면 좋은 기업으로 성장하고 자금 걱정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정달씨는 언제부터 알았나.
『그분이 육군 대위 시절부터 알았다.』
-그 자금과 관련해 의논한 일이 있는가.
『알기는 하나 기업인이 그런 문제는 부자지간에도 얘기 안 하는 법이다.』
-장씨는 88년11월22일 영등포 구치소 접견록에 「권정달이 다 해먹었다」고 했는데 권씨의 관련 사실을 몰랐는가.
『기업인은 경영 관계 내용을 정치인과 얘기하지 않는다. 1년에 두 번도 만나지 못했다』
◇16일 증언

<김철호씨 증언>
◇최낙도 의원 (평민) 신문
-83년3월 경제 각료 회의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세무 사찰을 지시했다는데.
『82년5월 내가 전주 상공회의 소장에 취임하자 안기부에서 사퇴를 종용했고 거부하자 세무 사찰을 했다. 그 과정에서 명성을 둘러싸고 권력층의 강력한 제재가 뒤따르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82년 20명을, 83년엔 1백명을 동원, 당시 국세청장 안무혁씨가 직접 지휘로 실시됐는데 배후 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당시에는 몰랐다. 당시 청와대 민정 수석이었던 이학봉씨라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
◇심완구 의원 (민주) 신문
-노태우 당시 체육부 장관, 이영호 차관 등에게 골프 회원권을 줬나.
『돈을 받고 팔았다.』
-두 사람의 회원권이 E12LK-257과 E12LK-258로 일련 번호다.
『회장이 직접 팔지 않으니 그 경위는 알 수 없다.』
-허문도 당시 정무 수석, 박세직씨 등 고위 인사들이 채권 신고를 않은 이유는.
『명성 사건에 관계 됐다는 의혹을 받을까 봐 그런 것 같다.』
◇조승형 의원 (평민) 신문
-민사·형사 판결이 확정됐으니 재심을 청구해도 되는데 그런 절차를 밟았나.
『밖에서 여러 차례 권고했으나 시기를 보고 있었다. 청문회가 끝나면 형사 재판부터 재심을 시작하겠다.』
◇김동주 의원 (민주) 신문
-이규동씨에게 용돈을 준 일이 있는가.
『없다. 외국 갔다 오며 털 점퍼와 가죽 가방·여우 목도리 등을 선물 한 적은 있다.』
-당시 노태우 체육부 장관 이영호 차관, 박세직 사단장, 허문도 정무 수석 비서관 등이 골프장 회원권을 갖고도 채권 신고를 않았는데 그냥 준 것 아니냐.
『이태성 회장이 이영호씨 것을 가져온 기억이 난다. 나는 돈을 받을 생각이 없었으나 이 회장이 「상대도 당신 입장도 고려해 거래를 해야 한다」며 돈을 받으라고 해 받았다.』
-몇%나 할인했나.
『처음 분양가인 3백만원을 받은 걸로 안다.』
-매입한 82년3월의 시가는.
『8백40만원 정도였다.』

<양정모씨 증언>
◇김동규 의원 (민주) 신문
-84년4월 최순달 일해 재단 이사장에게 「과다해서 말썽 날 것」이라고 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화가 나서 이학봉씨를 시켜 김만제 재무 장관에게 국제 그룹 해체 안을 가져오라고 했다는데.
『뒤에 들었다.』
-그때 제일은행은 2월5일 국제 정상화 계획을 은행감독원의 승인을 받았다는데.
『그렇다.』
◇이동근 의원 (평민) 신문
-제일은행은 86년9, 10월 두번에 걸쳐 동서증권을 극동건설에 넘기며 10개월만에 1백67억 원을 남겼다.
『그러니 말도 되지 않는다.』
◇노무현 의원 (민주) 신문
-1차 부도 직전 8백65억원의 지원을 약속한 걸로 재무부 자료에 나오는데 이를 믿고 자금 계획을 세웠다가 정부에서 지키지 않고 부도 소문을 내는 바람에 자금 사정이 나빠진 것 아니냐.
『그렇다.』

<권철현 증언>
◇최무룡 의원 (공화) 신문
-연철이 동국으로 넘어간 배경은.
『당시 이원조 은행 감독 원장·이학봉 민정 비서관·사공일 경제 수석·이창석씨 등이 합작해 넘겼다.』
◇임춘원 의원 (평민) 신문-연철 매수 조건은.
『동국보다 1백억원 정도를 더 내겠다고 했다.』
-이규동씨에게 부탁한 적이 있나.
『연철을 분해하기 조금 전인 85년2월6일 이씨 김을 찾아가 「한이 있으니 선거가 끝나는 대로 참여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했다. 이씨는 「돈을 얼마나 낼 거냐」고 해 깜짝 놀랐다.』
-매 입비용이 아닌 다른 돈인가.
『그렇다. 「성의껏 다른 사람 내는 대로 내겠다」고 하니 「확실히 얘기하라」고 했다.』
-동국 제강의 장상태 회장 아들과 이창석씨가 친구라는 것은 아느냐.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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