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가격, 레드카드" 블라터 FIFA 회장 또 엄벌 주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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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2002년 월드컵 한국과의 16강전에서 이탈리아 선수들의 팔꿈치 가격은 유난했다. 김태영은 권투 선수 출신 비에리의 팔꿈치에 걸려 코뼈가 내려앉았고, 공수의 핵심 토티도 공중볼을 다투기 위해 뜨기만 하면 팔꿈치를 휘둘렀다. 급기야 히딩크 감독이 제스처를 써가며 대기심에게 거세게 항의했고, 후반전에는 한국 선수들도 팔꿈치로 맞섰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팔꿈치 가격은 설 자리가 없다.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팔꿈치 가격을 악마(devil)라고까지 언급하며 이를 범한 선수는 퇴장시키라고 심판들에게 직접 주문했기 때문이다.

블라터 회장은 7일(한국시간) 뮌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멋진 경기, 스타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팔꿈치 가격이 경기장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각국 감독들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라터 회장은 "최근 유럽의 한 축구 경기 TV 중계에서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맞아 한 선수의 부러진 이 두 개가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봤다"며 엄벌 방침을 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의 하석주는 멕시코와의 첫 경기에서 천금 같은 선제골을 넣었지만 백태클을 시도했다가 퇴장당해 패배를 불렀다. '백태클은 경고 없이 퇴장시킨다'는 규정과 블라터 회장의 거듭된 경고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대표팀의 '손버릇'은 큰 문제가 없지만 조심해야 할 사항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백태클뿐 아니라 방향에 상관없이 상대를 다치게 할 정도의 강한 태클은 곧바로 퇴장시키도록 규정이 강화됐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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