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유엔가입 70개국서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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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도 남-북한 유엔가입의 타당성과 긍정적 측면을 깨닫게 되는 날이 올 것으로 봅니다.』
9일부터 열리는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박쌍룡 주 유엔대사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남-북한의 유엔가입을 지지하는 국가들이 점차 늘어나 현재 70여 개국에 달한다』고 유엔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박 대사는 그러나 『남-북한 유엔가입을 북한이 반대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 정책을 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돌아가는 상황, 예를 들어 안보리상임이사국의 태도나 비동맹정상회담 분위기 등을 잘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해 정책변경가능성의 여운을 남겼다.
-유엔회원국의 대한인식은 어떻습니까.
『유엔대사로서 매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국을 대개 하향적으로 평가했으나 이제는 웬만하면 수평적 관계로, 대개는 상향적으로 평가합니다.
지난해 개천절 리셉션 때는 예상보다 2배인 1천여 명의 외교관이 참석했고 그중에는 소련외무차관도 왔었습니다.
-수교대상 국가중 하나인 유고슬라비아와의 교섭무대가 유엔이라는 얘기가 있던데요.
『유엔주재 유고슬라비아대사와는 자주 만나고 있습니다. 관계도 괜찮은 편이죠.』
-북한대사와는 가끔 만납니까.
『그동안 4번 정도 우연히 만나 인사는 교환했죠. 그러나 약속을 해서 만난적은 없습니다.』
-유엔주재 중.소 대사를 통해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적 없습니다.』
-리셉션을 열 때 북한대사를 초청한 적이 있습니까.
『지난해 10월 노태우 대통령이 유엔연설을 하러 왔을 때 초청장을 발송하기는 했으나 그들은 참석을 안 했습니다.
초청장에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DPRK) 이라는 호칭은 쓰지 않았습니다.
-「셰바르드나제」소련외상이 유엔연설을 통해 「세계는 탈 이념의 시대에 들어섰다」고 하는 등의 소련 변화를 유엔회원국은 어떻게 받아들입니까.
『일부에서는 평화공세라고 보는 시각도 있으나 대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아요.』
-금년도 총회에서는 무엇이 다루어지겠습니까.
『군축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될 것이고 화학무기 사용금지 협정이 성안되리라 봅니다.
개발도상국 경제개발문제, 자연환경보호문제 등도 주 의제가 될 것 같아요.
58년에 외무부에 들어온 박 대사는 신사도가 몸에 밴 외교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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