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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일수록 돈보다 친구가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중앙일보

입력

돈이냐 우정이냐. 사진 AP=연합

돈이냐 우정이냐. 사진 AP=연합

당신이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

미국인 4000여명 조사 결과 #소득 높을수록 우정에 관심

퓨 리서치 센터가 2017년 말 수천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정확히 이 질문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센터는 그 결과 보고서를 이번 주 추수감사절에 맞춰 내놨다.

퓨 리서치 센터가 4867명을 대상으로 한 첫번째 조사는 열린 질문으로 이뤄졌다.

“요즘 당신은 인생에서 무엇이 의미 있고, 뿌듯하고, 만족스럽다고 느끼십니까. 무엇이 당신의 삶을 나아가게 만들고,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대답에 제한된 규칙은 없었다.

두번째 조사는 4729명을 대상으로 했고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고, 뿌듯한 게 무엇인지 15개의 선택지 중 고르게 했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두 조사에 모두 참여했으나 결과 분석은 따로 이뤄졌다.

두 조사 결과 모두 ‘가족’ 혹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모든 인구통계학적 요소를 아울러 최고를 차지했다. 열린 질문 조사에선 참여자들이 인생에서 의미있는 것을 생각해내는 데 신중했는데도 불구하고 종교, 친구, 건강보다 돈을 꼽는 이들의 비율이 높았다.

<미국인들이 인생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아래 단어와 관련된 답을 한 사람들의 비율
가족: 69%
경력: 34%
돈: 23%
영성, 믿음: 20%
친구: 19%
취미 활동: 19%
건강: 16%
집, 주변환경: 13%
배움: 11%

그래픽: 퓨 리서치 센터

그래픽: 퓨 리서치 센터

제한된 범위의 선택지가 주어진 두번째 조사 결과에선 ‘자본주의적 성향’이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았다. 참여자들은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것’, ‘종교적 믿음’에 ‘직업이나 경력’보다 더 큰 의미를 뒀다. 하지만 돈과 재정은 15가지 선택지 중 포함되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15개 선택지는 다음과 같다. 종교적 믿음,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것, 독서, 야외 활동, 영성 훈련, 음악 감상, 직업 또는 경력, 봉사활동, 반려동물 돌보기, 스포츠 또는 운동, 예술 또는 공예, TV 시청, 사회ㆍ정치적 활동, 기타.

첫번째 조사에서 참여자들은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의미있는 모든 것을 언급할 자유가 있었으나 두번째 조사는 그렇지 않았다.

두 조사를 함께 분석해 보니 돈과 우정의 상관 관계가 드러났다. 열린 질문을 한 첫번째 조사를 보면 높은 수입을 올릴수록 인생에서 의미있는 것으로 친구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우정을 선택했다.

<수입이 높을수록 우정이 의미있다고 선택하는 경향이 크다>
※우정을 언급한 참여자들의 소득 구간
3만 달러 미만: 14%
3만 달러 이상 7만5000달러 미만: 18%
7만5000달러 이상: 25%

그래픽: 퓨 리서치 센터

그래픽: 퓨 리서치 센터

친구가 소중한 만큼, 또 누군가에겐 종교가 중요한 만큼, 미국에선 왜 돈이 의미가 큰지를 보여주는 좋은 지표다. 10명 중 1명의 미국인들은 10만 달러 이상의 빚을 지고 있고, 학생 대출로 인한 채무 1조5000억 달러가 많은 이들에게 짐을 지우고 있고, 5500만명의 미국인들이 긴급 구제 금융을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여전히 미국에선 돈이 많으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고, 살림살이를 걱정을 할 필요가 적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는 곧 부유할수록 의미있는 친구 관계를 가꿔갈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걸 뜻한다.

By 아이샤 하산 Aisha Has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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