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진한ㆍ이운재, 중국에서 히딩크와 한솥밥

중앙일보

입력

이운재 수원 GK코치가 중국 25세 이하 대표팀 상비군 코치로 새출발한다. [중앙포토]

이운재 수원 GK코치가 중국 25세 이하 대표팀 상비군 코치로 새출발한다. [중앙포토]

2002 한ㆍ일 월드컵 4강 신화에 참여한 최진한 전 부천 감독과 이운재 수원 GK 코치가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이 몸담고 있는 중국축구협회의 부름을 받았다. 경기력에서 아시아 정상권에 미치지 못하는 중국 축구 선수들에게 경험과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결정이다.

중국 U-25 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 계약 #'2002년 기운 받자' 중국 축구의 선택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행 도울 예정

중국 축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최진한 감독과 이운재 코치가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체육총국(체육부) 건물에서 중국 축구 관계자들과 만남을 갖고 계약에 합의했다”면서 “두 지도자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행을 목표로 중국이 야심 차게 조련 중인 25세 이하 대표팀 상비군의 코칭스태프로 합류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이 코치의 경우 현 소속팀인 수원과 올 시즌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 만큼, 새 계약이 적용되는 시점은 올해 K리그 일정을 마친 이후가 될 전망이다.

최 감독과 이 코치는 2002년 월드컵 당시 각각 코칭스태프와 선수로 4강 신화를 만든 주인공들이다. 최 감독은 트레이너로 선수단 훈련과 회복을 도맡았고, 이 코치는 주전 골키퍼로 신들린 듯한 선방쇼를 펼쳐 한국 축구대표팀의 약진을 이끌었다.

최진한 전 경남 FC 감독. [중앙포토]

최진한 전 경남 FC 감독. [중앙포토]

중국은 4년 후 2022년 월드컵에서 2002년에 이어 20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준비 중이다. 지난달에는 25세 이하 대표팀 상비군 55명을 소집해 중국인민해방군 부대에 입소시켜 군사 훈련을 받게 했다.

선수와 코치를 막론하고 머리를 군인 스타일로 빡빡 깎게 했고, 완전군장 상태로 20km 행군도 했다. 최근 10년 여 동안 중국 축구 인프라가 눈에 띄게 보강됐음에도 정신력이 부족해 세계 수준에 올라서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중국 축구는 2002 월드컵의 영광을 기억하는 두 한국인 지도자를 통해 한국 축구의 투혼을 이식 받길 바라고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25세 이하 대표팀 상비군 선수들로 팀을 꾸려 프로리그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꾸준히 리그 경기를 치르며 조직력과 경기 경험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이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축구가 대표팀을 상비군 형태로 운용하며 1년 여 동안 장기 합숙 훈련을 진행했던 것의 중국식 변형인 셈이다.

최 감독은 2002 월드컵 이후 FC 서울 2군 감독과 경남 FC 감독, 부천 FC 감독 등을 역임했다. 이 코치는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고, 지난해부터 수원 코치로 활동해왔다. 히딩크 감독이 현재 중국 올림픽대표팀(21세 이하) 감독으로 활약 중이라 자연스럽게 중국에서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축구 관계자는 “두 한국인 지도자를 영입한 것에 대해 중국 축구계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하지만, 본선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본선 진출의 꿈을 이뤄야 한다는 당면 과제에는 공감하고 있다"면서 "머지 않아 중국 축구협회를 통해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중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 [AP=연합뉴스]

중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