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이승택 10번째 개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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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기상천외한 발상의 실험 작품들만을 발표해 옴으로써「미술계의 이단」이란 별명을 듣고 있는 조각가 이승택씨(58)가 15일까지 서울 녹색갤러리(337)4939)에서 10번째 개인전을 갖고 있다.
비상한 사실역량으로 지금까지 70여 개의 기념동상을 제작한 바도 있는 그는 56년 제2회 국전에 기존의 조각진열 개념을 무시하고 조각대 위에 2개의 작품을 얹어 출품했다 심사위원의 철거 지시를 받은 후로는 일체의 관전을 거부한 채 외로운 재야작가의 길을 일관해 걸어온「괴짜」.
58년 대학졸업 전 때 가시철망을 감은 최초의 오브제 작품을 선보인 뒤로 그는 연기·안개·구름 따위를 이용한 일련의 기체작품, 바람작품, 노끈에 의한「단속과 해체」작품, 돌무덤작품, 장소의 사유를 개념화 한 대지작품 등 대담한 상상력으로 독자적인 조형실험을 계속해 왔다.
이번 전시회에는 서구아류의 도식성에 젖어 있는 평면 회화 쪽에 경각을 주기 위해 전문의 입체가 아닌 평면작품만을 내걸었다. 역시 그가『영원한 한국의 색』이라 믿고 있는 청홍이 주조를 이룬 이번 출품작들은 우리 민속 혹은 전래신앙이 안고 있는 강렬하고도 불가사의한 전통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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