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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치안」 어디로 갔나|조직 폭력배 겁 없이 날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잇단 시위·노사 분규 등으로 경찰력이 시국 치안에 쏠린 틈을 이용, 전국에서 조직 폭력배들이 날뛰어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있다. 조직 폭력배들은 생선회칼·쇠파이프·각목 등 흉기를 마구 휘두르며 승용차를 동원하는 등 범행이 점차 잔인·흉포화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한편 경찰은 올 들어 집단 시위가 5백11회 (20만4천여명 참가)나 발생, 작년의 3백1회 (4만7천여명) 보다 크게 늘어 민생 치안이 소홀해지고 있다고 변명하고 있다.
▲2일 0시20분쫌 서울 잠실동 호텔 롯데월드 현관 로비에서 가스총과 일본도·쇠파이프 등으로 무장한 조직 폭력배 10여명이 이 호텔 지하 나이트 클럽 다이애나 지배인 탁길성씨 (일명 현수·30)를 쇠파이프로 머리를 때리고 일본도로 두 다리의 허벅지를 찌른 뒤 그대로 달아났다.
20대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범인들은 이유도 없이 종업원 황모씨 (41)를 주먹으로 마구 때리다 지배인 탁씨가 나타나자 『저놈이다』라고 소리치며 달아나는 탁씨를 50여m쯤 쫓아가면서 현관 대형 유리창 1장을 깨고 로비에서 구경하던 투숙객과 종업원들을 가스총으로 위협, 접근하지 못하게 한 뒤 탁씨를 일본도로 찌르고 쇠파이프로 마구 때린 후 현관 앞에 세워둔 승용차 2대에 나누어 타고 달아났다.
경찰은 이들이 이태원 일대에서 디스코 클럽과 무희 공급 프러덕션을 경영하는 조직 폭력배로 새로 문을 연 롯데월드 나이트 클럽을 둘러싸고 세력 다툼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오후 7시쯤 서울 가리봉동 135의 2 가리베가스 디스코 클럽 입구에서 이 업소 종업원 박태순 군 (18·서울 개봉동 117)이 20대 청년들에게 생선회칼로 가슴·어깨 등 온몸을 찔려 숨졌다.
▲지난달 16일 오전 4시30분쯤 서울 화양동 111 세종 극장 옆 전자오락실 (주인 임민택·31)에 조직 폭력배 「김제파」 일당 10여명이 생선회칼과 각목 등을 들고 습격, 주인 임씨와 임씨의 고향 후배 김상복씨 (23) 등 2명을 생선회칼과 각목으로 마구 찌르고 때려 중태에 빠뜨린 뒤 달아났다.
폭력배들은 흰색 천으로 번호판을 가린 봉고 버스와 프레스토 승용차에 나누어 타고 오락실을 습격, 주인 임씨와 김씨 등 6명이 대항하자 오락실 앞길에서 10여분간 격렬한 난투극을 벌였다.
▲【군산】군산 시내 「백학관파」와 「그랜드파」 등 2개 조직 폭력배들이 이틀사이에 3차례나 시내 중심가에서 생선회칼 등을 휘두르며 세력 다툼을 벌였다.
1일 오전 6시쯤 전북 군산시 문화동 대성 병원 앞에서 생선회칼과 쇠파이프를 든 「백학관파」 10여명이 「그랜드파」의 이효주씨 (27·전북 옥구군 대야면 복교리 515) 등 4명에게 폭력을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또 이들은 병원 안으로 들어가 간호원들에게 칼을 들이대고 「그랜드파」 중간 보스 박영건씨 (25·군산시 중동 273의 40)를 내놓으라고 위협하는 등 병실을 뒤지고 다니는 바람에 입원 환자 60여명이 20여분간 공포에 떨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오후 7시30분쯤 군산시장 미동 두꺼비 당구장 앞에서 같은 패거리 채모군 (18)이 「그랜드파」 최정훈씨 (20·옥구군 옥도면) 등 6명에게 생선회칼로 가슴을 찔려 중태에 빠진 것을 보복하기 위해 습격을 가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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