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랑스 합작 금융사인 신한BNP파리바 직원들이 컴퓨터 게임을 통해 모의 한국-프랑스 축구 게임을 즐기고 있다.
DHL코리아 관계자는 "'접대'가 아니라 축구를 좋아하는 젊은이들끼리 한데 어울리자는 뜻에서 이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월드컵 잔치를 벌이는 기업들이 꽤 있다. 경품 등을 마련해 고객들을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끼리 때론 고객사까지 초청해 한국팀 경기를 함께 응원하며 사기를 높이고 고객과의 관계를 다지려는 것이다.
푸르덴셜생명보험 투자관리팀은 23~24일 경기도 가평의 한 펜션에서 여름 정기 단합대회를 한다. 펜션 중에 대형 TV가 있고 호젓한 분위기가 나는 곳을 골랐다. 스위스와의 경기를 보면서 큰 소리로 응원하기 위해서다. 이 부서 최영욱(29) 대리는 "단합하는 데 월드컵 응원 이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외국 본사의 방침을 거스르면서 직원들을 독일에까지 보내는 업체도 있다. 미국계 정보기술(IT) 기업 A사다. 이 업체 본사는 월드컵 기간 중에 직원들이 축구 관전에 빠져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최근 내렸다. 그러나 이 회사의 한국법인은 전 직원의 10%인 15명을 추첨해 월드컵 기간 중 10일간 독일에 보낸다. 항공료와 체재비는 물론 한국 경기 관람권도 한 장씩 구해 줬다. 이 업체 대표 L씨는 "직원들 사기가 오르면 훗날 더 높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한 조에 속한 프랑스계 기업들은 '한국.프랑스 16강 동반 진출'을 모토로 삼았다.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은 노르웨이와의 평가전 직전인 1일 서울 여의도 사옥 대회의실에서 전 직원이 참여하는 '월드컵 파이팅!'이란 모임을 열었다. 한국과 프랑스가 16강에 함께 오르기를 염원하는 포도주 건배를 했다.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는 지난달 24일 서울 역삼동의 뷔페 식당을 빌려 전 직원이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붉은 와인을 마시는 월드컵 파티를 했다. 한국-프랑스전 경기 결과 맞히기 이벤트도 했다. 영국 출신이며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인 제즈 몰딩 사장은 "한국이 3 대 1로 이긴다"고 써냈다. 이 밖에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월드컵 기간 중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요리사 사베리오 푸클리스가 식단을 짜고 조리법을 가르쳐 준 대로 기내식을 만들어 승객에게 제공한다.
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