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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펜스 면담주제로 '남북 협력' 적시…철도 거론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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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내년에 열릴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섰다. 15일 동남아국가연합(ASEAN)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다.

펜스 미 부통령 만난 문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펜스 미 부통령 만난 문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펜스 부통령은 북ㆍ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대북 압박 기조를 강조해 온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 대북 강경파다. 문 대통령과의 35분간 면담 자리에는 볼턴 보좌관도 배석했다.

펜스 미 부통령 만난 문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만나기에 앞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펜스 미 부통령 만난 문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만나기에 앞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펜스 부통령은 회담에서 “궁극적으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비가역적인 방식으로 비핵화를 이뤄야 하는 부분에서 진전을 봐야 하기 때문에 계속 노력을 하겠다”며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북ㆍ미 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에 대해서 저희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께서는 다음 정상회담이 있을 경우에 한반도의 장기적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에 큰 기반을 다질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이 ‘장기적 비핵화(long-term objective of denuclearization)’라는 단어를 쓴 것은 다음 정상 회담에선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이 도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은 6ㆍ12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사항 가운데 하나로 북측이 이행한 유해송환 조치에 대해서는 “하와이에서 유해송환이 시작된 것을 목도하면서 굉장히 큰 영광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더 많은 중요한 조치를 북한이 취함으로써 우리가 가진 공동의 목표를 궁극적으로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펜스 미 부통령 만난 문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펜스 미 부통령 만난 문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펜스 부통령은 현 시점에서 대북 제재완화엔 선을 긋고 있다. 면담 직후 미국 부통령실이 발표한 보도자료에선 펜스 부통령의 압박 메시지가 보다 명확하게 드러났다.

펜스 미 부통령 만난 문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펜스 미 부통령 만난 문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미 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펜스 부통령과 문 대통령은 북한 관련 문제에 대한 긴밀한 조율이 중요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양국 간 긴밀한 의사소통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여기에는 제재의 이행, 남북 간 협력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면담 직후 “오늘 회담에서 제재 문제는 두 분 사이에 대화 소재가 아니었다”고 말했지만, 미국측 자료엔 실제로는 제재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뉘앙스가 들어있다.

 특히 보도자료에 ‘남북 간 협력’이 면담 주제로 명시된 것은 미국이 제재 위반 소지가 우려되는 남북 간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 등을 염두에 두고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펜스 미 부통령 만난 문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펜스 미 부통령 만난 문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채택된 한ㆍ아세안 정상회의 의장성명에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제재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세안 국가 모두 북한과 수교를 맺고 있는 우방국이지만 원칙론을 고수한 것이다. 성명에서 정상들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약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였다”며 “관련된 유엔 안보리결의의 완전한 이행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이 더디다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나타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미국에게 북한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촉구하면서도 동시에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함께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유지혜 기자, 싱가포르=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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